GM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이자 ‘아메리칸 프리미엄’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캐딜락은 과거부터 그 존재감이 느껴질 수 있는 ‘중량급 모델’을 중점으로 선보여 왔던 브랜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캐딜락 역시 시대의 흐름과 발전에 따라 다양한 차량을 선보이게 되었고, 실제 캐딜락 역사에서는 의외로 컴팩트 모델들이 그 존재감을 드러낸 경우가 잦았다. 과연 캐딜락 역사에서 ‘컴팩트 모델’의 계보는 어떻게 이어지고 있을까?
현재에 캐딜락 CT4에 이르기까지, 캐딜락의 컴팩트 계보를 살펴보자
1982-1988 / 시대에 쫓겨 등장한 컴팩트 캐딜락…캐딜락 시마론
1970년대 후반, 세계적인 경제 위기와 유가 상승은 시장의 긴장은 물론이고 제조사들의 ‘자동차 만들기’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큰 체격, 거대한 엔진으로 시장에서 존재감을 제시했던 캐딜락 역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차량’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캐딜락 역사에 있어 지난 1914년 이후 처음으로 4기통 엔진을 시장에 선보이기로 결정했다.
캐딜락은 GM의 여러 컴팩트 모델에 적용되었던 J-바디 플랫폼을 기반으로 엔트리 프리미엄 세단을 개발하게 되었고, 그동안 캐딜락 브랜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던 ‘전륜구동’의 레이아웃을 품은 J-바디 플랫폼 특성상 뷰익 스카이호크, 쉐보레 카발리어의 개발 경험을 반영해 차량을 개발하게 되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캐딜락 브랜드 최초의 컴팩트 모델인 캐딜락 시마론(Cadillac Cimarron)이다. 캐딜락 시마론은 4.5m를 살짝 웃도는 전장과 컴팩트한 체격을 갖고 있었으며 고풍스러운 이미지를 제시하듯 직선 중심, 각을 살린 디자인을 제시했다.
컴팩트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브랜드의 성격을 반영해 자동 변속기, 크루즈 컨트롤, 틸트 스티어링 휠, 파워 윈도우, 파워 도어 잠금장치, 파워 드라이버 및 조수석, 선 루프 및 카세트 플레이어 등 다양한 편의 사양을 마련한 것도 특징이다.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1.8L 가솔린 엔진과 2.0L 가솔린 엔진 그리고 V6 2.8L 가솔린 엔진으로 이어지는 ‘컴팩트한 엔진 구성’을 갖췄고 4단과 5단 수동 변속기 및 3단 자동 변속기가 조합되어 전륜으로 출력을 전달했다.
시장의 흐름, 그리고 나름의 전략 아래 데뷔한 차량이지만 시장에서의 성적은 참담했다. 실제 2만 5,968대를 판매한 데뷔 첫 해을 제외하고는 연간 판매량이 2만 5,000대를 채우지도 못했으며, 캐딜락의 시장 점유율 하락이라는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게 되었다. 특히 같은 J-바디 플랫폼을 사용한 차량과 비교할 때 두 배에 가까운 가격은 분명 외면의 이유가 될 수밖에 없었다.
2006-2010 / 배지 엔지니어링의 도전…캐딜락 BLS
2000년대에 접어든 캐딜락은 CTS와 STS 등과 같은 중형 및 그 이상의 포지션에 집중하며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졌으나 당시 GM 그룹 내 전 브랜드의 차량 개발에 관여할 수 있던 ‘밥 루츠(Bob Lutz)’의 생각은 달랐다.
밥 루츠 역시 시마론의 시장 실패를 알고 있고, 또 기억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의 더욱 견고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더욱 탄탄한 포트폴리오 라인업’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대신 밥 루츠는 설계부터 완전한 개발에 나서지 않고 ‘배지 엔지니어링’을 기반으로 보다 효율적인 차량 개발을 하여 브랜드 부담을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라 판단했다. 그에 따라 밥 루츠는 사브의 컴팩트 모델, ‘사브 9-3’를 기반으로 캐딜락의 새로운 엔트리 모델을 개발하게 되었다.
밥 루츠 스페셜(Bob Lutz Special)의 앞머리를 딴 것은 아니라고는 하지만, 브랜드 측에서 이름에 대한 특별한 설명이 없을 뿐 아니라 너무나 딱 맞아떨어지는 해석 덕분에 왠스레 시선이 가는 ‘학설’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등장한 캐딜락 BLS는 캐딜락의 엔트리 모델이라 말하기엔 어딘가 어색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대 캐딜락의 기본 사양이라 할 수 있는 CTS와 비교를 하더라도 150mm 이상 짧은 전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생산 역시 스웨덴과 러시아의 사브 공장에서 담당한 것이다.
유럽에서 생산된 만큼 캐딜락 BLS는 1.9L 디젤 엔진과 사브 특유의 저압 터보를 반영한 2.0L 사양 및 200마력의 가솔린 터보 사양, 그리고 V6 2.8L 가솔린 터보 엔진을 통해 250마력을 제시하는 ‘고성능 사양’까지 다양하게 마련되었다.
기본적인 구성이나 주행 성능 등에서는 분명 괜찮은 평가를 받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캐딜락’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캐딜락의 가치보다는 사브 9-3의 감성이 도드라지는 차량이었고, 체격 역시 캐딜락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기에는 너무나 왜소하게 느껴졌다.
다만 캐딜락 BLS의 실패와 별개로 GM은 새로운 경험을 얻게 되었다. 이후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 안착하게 되는 ‘배지 엔지니어링’의 가치를 제시했고, 배지 엔지니어링 시에 브랜드가 유의해야 할 부분 등과 같은 ‘길라잡이’리 되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GM은 그 이후로 다양한 배지 엔지니어링을 이어가고 있다.
2012-2019 / 캐딜락 퍼포먼스의 서막…캐딜락 ATS
2009년, 캐딜락은 BMW 3 시리즈와 경쟁할 수 있는 후륜구동 프리미엄 세단을 선보이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수 년의 차량 개발을 거친 후 2012년 1월, 캐딜락의 새로운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인 캐딜락 ATS를 선보이게 된다.
캐딜락 ATS는 당대 중형 세단을 자리를 옮길 CTS와 함께 캐딜락 스포츠 세단 라인업을 구축할 모델로 개발되었다. 개발 초기에는 캐딜락의 주요 플랫폼인 시그마 II (Sigma II) 플랫폼을 단축시켜 개발할 예정이었으나 우수한 강성과 이를 기반으로 한 운동 성능의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알파 플랫폼을 개발하여 ATS를 완성시켰다.
GM의 우수한 차체 개발 능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강성과 일체감, 그리고 알루미늄 소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구성을 통해 운동 성능의 개선을 이뤄냈을 뿐 아니라 경량화 부분에서도 우수한 경쟁력을 갖췄다.
참고로 바디 타입은 일반적인 4도어 세단 사양과 2도어 쿠페 사양으로 제작되었는데 2세대 CTS와 같이 세단 사양과 쿠페 사양의 차체 구조 및 형태를 다르게 제작하여 최적의 운동 성능 및 주행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했을 뿐 아니라 쿠페 모델은 더욱 역동적인 이미지를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실내 공간은 GM의 인테리어 기존인 듀얼 콕핏을 기반으로 개발하였으며 이를 통해 드라이빙에 대한 집중도 및 차량에게 보호받는다는 이미지를 제공했다. 이외에도 CUE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우수한 스포츠 버킷 시트 등이 더해져 ‘드라이빙에 대한 가치’를 높였다.
파워트레인은 개발 초기 202마력의 2.5L 가솔린 엔진과 2.0L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 그리고 후기형 기준 335마력에 이르는 V6 3.6L 엔진까지 마련되어 성능의 매력 및 선택의 가치를 제시했다. 특히 2.0L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은 272마력이라는 걸출한 성능으로 동급에서도 가장 도드라지는 모습이었다.
변속기의 경우 데뷔 초에는 6단 자동 변속기와 수동 변속기가 도입되었으나 이후 8단 자동 변속기로 모두 개선되었으며 구동 방식은 후륜구동을 기반으로 사양에 따라 AWD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당초 예고되었던 디젤 사양은 디젤 게이트 등으로 마련되지 않았다.
캐딜락 ATS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세단이라는 점 외에도 강력한 운동 성능을 제1 무기로 앞세웠으며 MRC와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을 아낌없이 적용했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주행 성능 부분에 있어서는 이견이 없을 정도였다.
특히 BMW 3와 경쟁할 수 있도록 470마력의 V6 3.6L 트윈 터보를 장착한 ATS-V를 개발해 CTS-V에 이은 ‘V 퍼포먼스’의 매력을 제시했다. 실제 ATS-V는 압도적인 주행 성능을 통해 일상은 물론 트랙 위에서도 매력을 과시했다.
덧붙여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ATS-V.R로 명명된 고성능 GT 레이스카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북미의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당시 캐딜락 ATS-V.R과 같이 피렐리 월드 챌린지에 출전했던 앤드류 김(앱솔루트 레이싱/벤틀리 컨티넨탈 GT3) 역시 GT3 중에서도 최상위권의 움직임을 과시했다고 평가했었다.
2020- / 동급 최고의 운동성능을 품은 존재…캐딜락 CT4
2019년, 캐딜락은 평가와 실전 주행에서는 뛰어난 매력을 제시했지만 BMW 3 시리즈와의 판매량의 차이를 줄이지 못했던 ATS의 단종을 알리고 곧바로 ATS의 후속 모델이자, 새로운 캐딜락의 네이밍 시스템을 반영한 ‘CT4’를 공개했다.
캐딜락 CT4는 차량의 기반부터 세세한 구성에 걸쳐 캐딜락 ATS에 대한 복습, 그리고 달라진 시장 환경에 대한 캐딜락의 견해가 담긴 차량이라 할 수 있다. 개선을 거친 알파 플랫폼과 에스칼라 컨셉에서 계승되는 디자인, 그리고 새로운 파워트레인 등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참고로 캐딜락 CT4는 4,755mm의 전장과 각각 1,815mm 및 1,425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췄으며, 휠베이스 역시 2,775mm에 이르며 기존의 ATS 대비 소폭 커진 체격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공차중량의 변화는 최소로 줄이며 주행 가치를 대폭 끌어올렸다.
캐딜락 CT4는 디자인에 있어서는 최신의 캐딜락 감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에스칼라-라이크 디자인을 반영했으며 날렵하면서도 세련된 디테일을 통해 캐딜락의 최신 감성을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여기에 후면 역시 새롭게 다듬어 캐딜락의 새로운 디자인을 느끼게 한다.
캐딜락 CT4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새롭게 개발한 신형 2.0L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LSY)이 자리한다. 최고 성능은 240마력, 그리고 35.7kg.m의 토크를 낸다. 고성능 사양인 캐딜락 CT4-V는 325마력을 예고한 2.7L 트윈터보 엔진을 마련했다. 변속기는 모두 8단 자동 변속기며 구동 방식은 후륜구동과 AWD를 선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캐딜락 CT4에는 더욱 발전된 MRC이 더해져 드라이빙의 완성도를 높이며 전륜에 장착된 브렘보의 퍼포먼스 브레이크를 통해 더욱 정교하고 완벽한 출력 제어를 자시한다. 실제 이러한 구성을 통해 CT4 기본 사양으로도 스포츠 드라이빙과 트랙 드라이빙 주행을 너무나 손쉽게 구현한다.
캐딜락 ATS-V의 바통을 잇는 캐딜락 CT4-V 블랙윙
시장에서의 판매 실적은 그리 우수한 건 아니었지만 실제 트랙 위에서는 동급의 경쟁자를 압도하고 또 긴장시켰던 캐딜락 ATS-V의 계보가 끊겼을지 모르는 이들을 위해 캐딜락은 더욱 개선된 ‘고성능 모델’을 마련했다.
실제 캐딜락 CT4-V 보다 더욱 강력한, 진정한 캐딜락 ATS-V의 뒤를 잇는 모델인 ‘캐딜락 CT4-V 블랙윙’을 준비한 것이다. 캐딜락 CT4-V 블랙윙은 2021년 2월 1일 공개되었으며 V6 3.6L 트윈터보 엔진과 더욱 개선된 최신의 MRC 등의 조합을 통해 더욱 강력한 주행 성능을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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