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 명 몰린 공항 밖, 불안한 치안·탈수 위험도
美·獨, 자국민에 공항 이동 금지령 "보안 위협"
IS 위협 가능성… 미, 대피지원 공항 밖 확대 검토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재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려는 수만 명이 몰린 수도 카불 공항 밖에서 최소 3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사망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많은 인파 속에서 사람들이 서로 짓눌리거나 탈수·탈진을 겪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매체 스카이뉴스는 21일(현지시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외곽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탈수와 탈진, 공포를 겪고 있다면서 이같은 현지 상황을 보도했다. 보도된 영상에는 군인들이 흰색 천으로 시신 세 구를 덮고 있는 장면이 나왔다. 대피 작전에 투입된 서방국 군인들이 탈수로 쓰러진 사람들을 돌보고 있다.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군인들은 사람들을 향해 호스로 물을 뿌리기도 했다.
앞서 15일 탈레반이 카불에 입성하자 유일한 탈출 통로인 공항으로 아프간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탈레반은 서류를 갖추지 않은 아프간인들을 돌려보내겠다는 명목으로 공항 가는 길을 막고 검문을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비자나 여권 등 서류를 갖춘 이들마저도 공항 입구에서 며칠째 대기 중이다.
공항 인근 혼란이 계속되자 미국과 독일은 아프간 주재 자국민에게 공항 이동을 피할 것을 당부했다.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성명에서 "당국의 개별 지침을 받지 않았다면 공항으로 이동을 피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보안 상황에 변화가 있으면 자국민에 연락을 취하겠다는 계획이다. 자국민의 안전한 공항 이동을 위해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추후 미군 병력의 대피 지원 지역을 공항 밖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미 당국이 구체적인 보안 위협 상황을 밝히지 않았으나 AP통신은 미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아프간 내 미국인을 위협할 가능성 때문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 한 주간 미국인 2,500명 등 1만7,000명을 카불에서 대피시켰다. 하루 목표 대피인원(약 9,000명)에는 한참 못 미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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