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시민 이동 완전봉쇄 목표?
호찌민? 등 2주간 군 집중 투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위기에 빠진 베트남이 호찌민 등 주요 감염지에 군 부대를 대거 투입했다. 주·야간 이동을 통제했던 '16호 지시령'까지 먹히지 않자, 모든 시민들을 거주지에 묶어 둔 뒤 군대가 직접 식량을 구입·배달하기 위해서다. 사실상 모든 일상 활동의 완전봉쇄인 셈인데, 이 같은 극단적 방역 정책은 2주 동안 유지될 예정이다.
23일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베트남 정규군 3만5,000여 명은 이날부터 내달 6일까지 남부 호찌민과 빈즈엉성 전역에서 방역 작전을 벌인다. 최우선 활동은 식자재와 생필품 대리 구매와 전달이다. 시민들이 △쌀 △건면 △통조림 △설탕·소금 △식용유 △신선식품 등의 식료품과 생필품을 일주일에 한 번 신청하면, 군 병력이 이를 대신 구매해 직접 각 가정으로 배송한다. 시민들은 상품의 브랜드를 선택할 수 없으며, 주문 물량에 대한 계산만 할 수 있다. 다만 고위험군 지역(레드존) 거주 빈민들은 군이 정한 식량과 생필품을 무료로 배급받는다.
군은 주요 거점에서의 선제 방역 활동도 강화한다. 당초 주요 검문소에서 이동 허가증만 확인하던 소극적 통제를 넘어, 군 병력과 경찰 60명이 한 조가 돼 시민의 이동과 집합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군과 중앙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전날 부득담 부총리가 호찌민으로 내려가 긴급상황본부를 점검했고, 필요 시 군은 병력을 충원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응오민띠엔 베트남 인민군 부참모장도 "우리 군 의료진은 치료시설에서, 나머지 병력은 시민들에게 필수품을 나눠주는 임무를 각각 철저히 이행할 계획"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배급 및 통제 사회'가 1986년 도이머이(개혁·개방) 정책 시행 이후 34년 만에 재등장한 베트남은 최악의 코로나19 확산세 속에 있다. 전날엔 역대 최다인 1만1,34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1만 명 이상 확진자 발생은 19일 이후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연일 최악의 상황이 거듭되자 대다수 호찌민 교민들도 한국행을 추진 중이다. 확진 교민 2명이 전날 호찌민 떤선넛 국제공항에서 에어 앰뷸런스를 타고 귀국하는 등 최근 6명의 한국인이 코로나19 긴급 치료를 위해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호찌민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긴급 귀국이 어려운 주재원 당사자를 제외한 가족 대부분이 현지 생활을 정리하는 분위기"라며 "이번 달에만 같은 아파트 동에 살던 30여 교민 가구 중 절반이 한국으로 돌아가는 등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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