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이후 '정권교체' 찬성률 감소
이준석 "최근 분란, 진심으로 사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갈등을 비롯한 당내 분란에 "진심을 담아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다소 늦은 사과였다. 국민의힘이 한 달 가까이 '밥그릇 싸움'에 몰두한 결과, 정권교체에 찬성하는 민심은 식어가고 있다.
식어가는 정권교체 여론… 국민의힘 '위기'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압승으로 국민의힘은 정권교체의 '터'를 닦았다. 그러나 약 5개월 만에 다시 휘청이고 있다.
한국갤럽의 이달 1주 차 조사에 따르면, '야당으로 정권이 교체돼야 한다'는 응답은 47%였고, '정권 재창출이 필요하다'는 39%였다. 격차는 8%포인트였다. 4월 재·보선 직후인 4월 3주 같은 조사에선 '정권교체'와 '정권 재창출'을 지지한 답변이 각각 55%, 34%로, 격차가 21%포인트에 달했다.
한국리서치·KBS의 이달 12~14일 조사에서도 '정권교체'를 바라는 응답자는 50.7%, '정권 재창출'을 원하는 답변자는 38.5%였다.
특히 중도층이 정권교체에 다소 시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 4월 3주 조사에서 중도층의 66%가 정권교체를 바랐지만, 이달 1주 조사에선 51%로 줄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40% 안팎을 견고하게 유지하는 것도 정권교체 여론에 힘이 빠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권교체 빨간불'에 수습 나선 이준석
국민의힘은 위기를 자초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불붙은 정권심판 민심 덕에 4월 재·보선에서 압승했지만, 수권 정당의 '능력'은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수도권 지역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최근엔 제대로 된 대여 투쟁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 대표가 '사과'로 수습에 나선 건 위기를 심각하게 봤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2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당내 파열음에 대해 "당대표로서" 사과했다. "정권교체를 향해 모두 결집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대선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인선했다. 대선을 향해 전진하는 메시지였다.
윤 전 총장 측도 한발 물러섰다. 윤 전 총장의 팬클럽 '윤사모' 회원 10여 명이 이날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이 대표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윤 전 총장 대선캠프는 공개적으로 '집회 자제'를 촉구했다.
이준석 고개 숙여도 집안싸움은 'ing'
국민의힘은 그러나 여전히 시끄러웠다. 유승민 전 의원은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준석 흔들기'에 대한 윤 전 총장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윤석열 대선캠프가 당과 당대표를 흔드는 것을 모두가 보고 있다"며 '윤석열 책임론'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후보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당내 주도권 확보를 위한 힘겨루기는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의 휴지기는 폭풍 전야"라고 우려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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