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전력 경찰 출신을 산하기관에?
이낙연 측 "까도 까도 나오는 잡음"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또다시 '지사 찬스' 논란에 직면했다.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쿠팡 물류창고 화재 당일 '먹방' 논란에 이어, 뇌물 전력 인사의 경기도 산하기관 채용과 경기도 주관 '국회 앞 토론회'가 도마에 오르면서다.
논란이 된 인물은 '이재명표 골목상권 활성화 기구'를 표방한 경기도 시장상권진흥원(경상원)의 상임이사 A씨다. 경찰 출신인 A씨는 지난해 11월 경상원 상임이사로 채용됐는데, 경찰 재직 시 기업가에게 뇌물을 받아 2013년 대법원에서 실형을 확정받은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경기도의회 내에선 A씨가 경기도 지역화폐 운영사에서 근무한 전력을 들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상원 측은 이와 관련해 취업제한 기간(5년)이 지난 뒤 채용이 이뤄졌다며 "응모자 전원 대상 결격 사유 및 범죄경력을 조회했으나 결격 사유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정치권의 비판은 도정 책임자인 이 지사에게 집중됐다. 당내 경쟁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 캠프의 서누리 대변인은 23일 "까도 까도 나오는 경기도 인사 잡음은 우리당 정권 재창출에 장애물로 쌓여간다"고 꼬집었다. 야당에서는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재명식 공정의 실제 내용은 불공정이라는 걸 확실하게 인식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지사의 지사직 사퇴도 촉구했다.
경기도가 주관하는 토론회가 유독 국회 앞에서 열리는 것에 대해서도 '지사 찬스'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경기도는 올해 들어 8번의 토론회를 국회 앞에서 열었고, 다음 달까지 4번의 토론회가 예정돼 있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정책을 소개해 국회 협조를 구하겠다는 취지이나, 기본주택·기본금융 등 이 지사의 대표 공약이 토론회 주제인 적도 있었다. 해당 토론회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하거나 공동 주최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를 두고 이 지사의 대선 공약을 홍보하는 행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야권에선 최대 수백만 원이 드는 여의도 소재 호텔의 대관료가 이 지사의 선거운동에 쓰인다고 주장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경기도 행사를 빙자해 세금으로 사전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차원의 조사를 촉구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회 내 토론회 개최가 불가능해졌다"며 "입법 협조가 필요한 사안에 대한 토론회를 국회 앞에서 여는 것일 뿐 선거운동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여야를 불문한 '지사 찬스' 논란은 이어지고 있지만, 이 지사 측은 당분간 지사직 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이 지사 본인에 대한 공격 소재가 떨어지자 주변 문제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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