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공직자 가족엔 높은 공정성·윤리성 요구돼"
공익적 행위로 판단… 증거불충분 혐의없음 처분
고발인 측 반발, 이의신청…서울서부지검 검토 중
경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병원 인턴 응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고발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공직자와 그 가족에 대한 비판은 공익적 행위로 봐야한다는 판단에서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혐의에 대해 지난달 26일 증거불충분 혐의없음 의견으로 불송치 결정했다. 고발인은 경찰 결정에 반발해 서울서부지검에서 이의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임 회장은 올해 2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정 입학으로 의사 자격이 없는 조씨를 인턴으로 임용할 경우 환자들 목숨이 위험에 처하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조씨를 합격시킬 경우 한일병원장과 인턴 선발에 관여하는 사람들은 위법행위 묵인 및 방조에 가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등의 글을 올렸다.
이에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조씨가 의사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 것은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고, 조씨 임용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취지의 글로 한일병원의 업무를 방해했다"며 임 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한 경찰은 불송치 결정문을 통해 "정부 공직자와 그 가족에게는 높은 공정성과 윤리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에서 조씨의 의전원 입학 내용이 공개돼 사회적 논란이 되던 상황이었다"며 "훼손이 우려되는 공인의 명예와 국민의 알 권리를 비교해 볼 때 피의자 발언은 공공성, 사회성을 갖춘 공적 관심 사안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기 충분하다"고 했다. 아울러 "공익을 위한 행위에서 비방의 목적은 부인된다"며 "주요 동기와 목적이 공익인 이상 부수적으로 사익 목적이나 동기가 포함됐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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