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지역 건설업자 등 시민에게 돈을 갈취하거나 말을 듣지 않으면 습격하고 심지어 살해하는 등 범죄를 일삼아 온 ‘야쿠자’(일본 폭력조직) 두목에게 일본 사법부가 사형을 선고했다. 극형을 예상하지 못한 피고인은 재판정에서 판사를 향해 “너, 평생 후회할 거다”라고 고함을 지르며 위협했다.
25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전날 후쿠오카 지방법원은 기타큐슈시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폭력단 구도카이(工藤?)의 노무라 사토루(74) 총재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조직의 ‘넘버2’인 다노우에 후미오(65)에겐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1998~2014년까지 4건의 습격 및 살인 사건과 관련, 조직의 우두머리로서 지시를 내린 공범이라는 혐의다. 일본에서 야쿠자 두목에게 사형 판결이 내려진 건 처음이다.
일본의 폭력집단이 주로 조직끼리 이권 다툼을 하는 것과 다르게 구도카이는 민간 기업이나 일반인에게도 이권을 요구하고, 거부하면 습격하거나 죽이는 등 수법이 훨씬 잔혹해 일본 경찰은 이들을 ‘특정위험지정폭력단’으로 지정했다. 피해자들은 주로 음식점, 건설업, 수협 관계자, 폭력단 배제운동 지도자 등이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과거 이 지역에서 건설 공사를 수주하면 1~3%는 이 단체에 갈취당했다고 한다.
노무라 등 폭력집단 수뇌가 후쿠오카현 경찰당국에 체포된 것은 지난 2014년 9월. 체포작전 명칭은 ‘정상(頂上)작전’이었다. 문제의 사건에서 실행범들은 이미 검거됐으나 현경은 “우두머리를 기소하고 사회에서 몰아내지 않으면 이런 사건들은 끝나지 않는다”며 체포했다. 실제로 이 4건 외에도 2011년 이후 야쿠자로 의심되는 사람이 시민과 기업을 노린 습격 사건이 20건이나 있었지만 보복을 우려한 피해자들이 증언을 거부해 대부분 미해결 상태였다.
이들이 체포된 후 구도카이의 세력은 위축됐다. 2013년 860명이던 회원은 지난해 말 430명으로 반감했고, 본부 사무소는 매각됐다. 그동안 함구했던 피해자들도 하나둘 입을 열었다. 실제로 이날 재판에선 “너와 아버지가 타깃이 된다. 알고 있나” “만나기만 해봐, 어찌 될지 모른다. 회사와 아이들을 박살 내 버리겠다” 등등 이들이 시민에게 가한 협박 발언도 다수 공개됐다.
장기간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조직범죄의 특성상 이들이 살인이나 습격 등 범죄를 실행한 사람에게 지시를 내렸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피고인들은 최고형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법정에서 크게 반발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인이 이권 개입에 크게 관여하고, 다수의 조직원을 조직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피고인의 결정으로 인정할 수 있다” “각 범행을 통해 일반 사회, 특히 규슈 지역에서 치안이 크게 악화하는 사회적 영향이 생긴 것이 분명하다” 등의 이유를 들어 이들의 혐의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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