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메타버스가 가져올 변화와 기업의 대응' 토론회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지능데이터연구팀장
최근 3차원(3D)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지만 한편으론 기술 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부작용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메타버스 비긴즈'를 출간한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지능데이터연구팀장은 26일 본보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최한 '메타버스가 가져올 변화와 기업의 대응' 토론회에 참석, "메타버스 기술을 얼마든 나쁜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혁신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모든 부작용을 걸러낼 순 없겠지만, 예상되는 문제점은 깊이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가 기존 인터넷과 가장 다른 지점은 3차원 가상세계에서 구현된다는 점이다. 업계 역시 메타버스를 실제 사람의 오감을 더 실감나게 자극하는 방향으로 구현하는 게 목표다. 문제는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구분이 모호해질수록 새로운 차원의 윤리 내지 법률 이슈가 생겨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팀장은 "과거에도 가상현실(VR) 게임 안에서 성폭행 범죄가 일어나 문제가 생긴 적이 있다"며 "불법 콘텐츠를 메타버스로 구현할 경우 기술상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타버스가 폭력이나 혐오의 공간으로 이용될 여지도 충분하다. 최근 로블록스에서 사회적 비극이었던 총기 난사 사건을 재현한 게임이 유통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팀장은 "로블록스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유해 콘텐츠를 걸러내고 있지만 완전히 대응하기는 어렵다"며 "인터넷이 나온 이후 불거진 인터넷 중독 등의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고 했다. 따라서 기업의 자정 노력도 필요하지만 사회 전체가 예상되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대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만 기술상의 명암이 뚜렷하긴 해도 메타버스는 기술적으로 진화를 거듭할 것이라고 이 팀장은 전망했다. 그는 "VR 기기를 이용해 가상공간에서 만든 조각품을 현실세계에서 3D 프린터를 이용해 곧바로 생산하는 수준까지 기술이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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