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정상들 직접 우산 쓴 사진과 비교하며?
"한국은 동방예의지국이라 우산 씌워주냐" 분개
"김정은도, 트럼프도 직접 우산 쓴다."
"한국이 동방예의지국이라서 무릎까지 꿇고 우산 씌워주는거냐."
강성국 법무부 차관에 대한 '황제 우산 의전'을 두고 누리꾼들의 분노가 가라 앉지 않고 있다.
27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정문 앞.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지원방안 등을 브리핑하는 강 차관의 바로 뒤엔, 10여분 내내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우산을 씌워주는 한 직원이 있었다.
"21세기에 보기 어려운", "조선시대에나 볼 법한", "반(反)민주적이고, 반(反)인권적인"(누리꾼들 반응) 이 장면은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법무부 측은 "사진 영상 촬영 협조 과정에서 돌발적으로 만들어진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강 차관의 브리핑은 야외에서 약 10분 동안 진행됐다. 이날 진천군에는 시간당 10㎜의 폭우가 내렸다. 한 법무부 직원은 빗물에 젖은 도로에 무릎을 꿇고 강 차관에게 우산을 씌웠다. 그는 방송 생중계 화면에 강 차관만 나오고 자신은 보이지 않도록 뒤쪽에 숨어 두 손으로 우산을 높이 들어올렸다.
하지만 당시 상황이 담긴 생중계 영상을 보면 강 차관 뒤에서 자세를 낮추고 있는 직원의 팔을 다른 직원이 손으로 툭툭 치며 아래쪽으로 잡아 끄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다. 강 차관 역시 뒤를 돌아 다른 직원에게 휴대폰만 건넬 뿐, 우산을 들기 위해 자세를 낮춘 직원에 대해선 전혀 살피지 않는 모습이다.
누리꾼들은 위계서열에 사로 잡힌 한국 공무원 사회의 경직된 조직문화가 빚은 참사라고 강 차관과 법무부를 질타했다.
특히 세계 각국 정상들이 우산을 혼자 드는 사진을 앞다퉈 공유하며, 법무부의 과잉 의전을 비꼬는 게시글들을 쏟아내고 있다.
한 누리꾼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직접 우산을 쓰는 사진을 올리며 "어디가 북한이고, 어디가 한국이냐. 뒤바뀐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우산을 직접 쓴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보리스 존슨 총리 사진을 공유한 누리꾼은 "영국은 제복을 입은 공무원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우산 하나를 받아주지 않는다. 역시 한국이 동방예의지국이냐"고 비꼬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옆에 있는 한 제복을 입은 군인이 나란히 서서 우산을 씌워주는 사진을 올리며 "정치 관료가 우산을 쓴다면, 이렇게 옆에서 우산을 들어주는 게 가장 일반적인 의전 형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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