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미국인 600명 중 철수 거부 280명 관건
IS-K 정밀 공습 이어 추가 공격 가능성 열어둬
바이든 "24~36시간 내 추가 테러 가능성" 경고
아프가니스탄 철군 완료 시한을 사흘 앞둔 2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두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미군 및 미국인의 안전한 철수와 26일 카불 공항 테러를 저지른 이슬람국가(IS) 응징이다. 미군은 27일 IS 간부를 겨냥한 정밀 공습을 감행한 데 이어 29일 추가 공격으로 2차 테러를 저지했다. 하지만 철수를 거부하는 미국인 280명의 안전 확보 등 넘어야 할 고비도 여럿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현장 상황은 계속 극도로 위험하며 공항 테러 위협도 여전히 크다”며 “미군 지휘관들은 24~36시간 내 공격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고 밝혔다. 미군 13명을 비롯해 170여명이 숨지고 1,300여명이 부상 당한 지난 26일 테러에 이어, 조만간 2차 테러가 벌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경고였다.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도 이날 보안 경보령을 통해 “구체적이고 신뢰할 만한 (테러) 위협이 있다”며 “카불 공항 인근에 있는 모든 미국 시민은 즉시 공항을 떠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IS 아프간지부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K) 응징 작전 결과도 속속 드러났다. 미군은 전날 카불에서 동쪽으로 144㎞ 떨어진 낭가르하르주에서 공격용 무인기 MQ-9 리퍼 드론을 동원해 공습작전을 진행했다. 초정밀 ‘닌자 미사일’로 불리는 변형 헬파이어 미사일 ‘AGM-114R9X’가 동원됐다. 행크 테일러 미 합참 소장은 “두 명의 고위급 IS 목표물이 사망했고 한 명이 다쳤다”고 밝혔고,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목표물은) IS-K의 (추가 테러) 기획자와 협력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9일에는 IS-K 자폭 테러범을 태우고 카불 공항으로 향하던 차량을 미군이 드론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우리는 극악무도한 공격에 연루된 이들이 누구든 계속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며 “이번(보복 타격)이 마지막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승인 없이 아프간 내 IS-K 관련 목표물 공격이 가능하도록 국방부에 전권을 부여했다고 보도했다.
철수 작전이 이어지면서 미군 병력은 5,800명에서 4,000명 이하까지 줄었다. 미군은 29일 오전 3시 기준 12만 명의 미국인과 아프간 협력자 등을 철수시켰다.
문제는 아직도 아프간에 남아 있는 미국인이 600여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350명은 남은 기한 내 철수를 할 것으로 보이지만 계속 남겠다고 한 미국인 약 280명의 거취가 관건이다. 잔류를 선택한 뒤 탈레반에 구금되거나 IS-K에 납치되는 미국인이 생긴다면 바이든 행정부의 철수작전 실패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불의 위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시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며 “군이 떠난 뒤에도 사람들의 아프간 대피를 돕는 준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아프간 주둔 미군 철군 시한은 31일로, 이제 사실상 이틀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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