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NN "카불 폭발에 어린이 6명 등 일가족 9명 숨져"
미군, 드론 공습...차량 폭발물 2차 폭발에 피해 커진 듯
바이든, 26일 테러 희생 미군 13명 유해 운구 행사 참석
미국이 2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추가 자폭테러 위험이 있는 차량을 공습하는 과정에서 아프간 어린이 6명 등 민간인 9명이 숨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철군 논란에 이어 보복 공습의 정당성을 두고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미 CNN방송과 APㆍ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군은 이날 오후 카불 공항 북서쪽 민간인 거주 구역에서 차량 1대를 공격했다. 미 국방부 관리는 “폭탄을 싣고 공항으로 향하던 테러 용의자 차량을 타깃으로 한 방어용 공습”이라고 설명했다.
빌 어번 미군 중부사령부 대변인도 성명에서 “미군은 오늘 카불에서 무인기(드론)로 차량을 공습,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대한 이슬람국가 아프간지부 호라산(IS-K)의 임박한 위협을 제거했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성공적으로 목표물을 맞혔다는 것을 자신한다”며 “차량에서 발생한 거대한 2차 폭발은 상당히 많은 폭발 물질이 (차량에) 실려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라고 밝혔다.
13명의 미군을 비롯해 170여명이 숨진 26일 자살폭탄 테러에 이어 이날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IS-K 대원이 테러를 시도해 미군이 이를 사전에 저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불 주택가에서 벌어진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프간 당국자는 AP에 “이번 공습으로 어린이 3명이 목숨을 잃었다”라고 밝혔다. CNN은 어린이 6명을 비롯해 일가족 9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숨진 9명 중에는 40세, 30세, 20세 성인이 있고 나머지 6명은 10세 이하였다고 CNN은 덧붙였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미 당국자를 인용, “미국은 해당 차량을 한 차례만 공습했다”라고 보도했다. 공습에 따른 2차 폭발로 인근 건물에서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8일 IS-K의 자살폭탄 테러를 규탄하는 성명에서 “우리는 극악무도한 공격에 연루된 이들이 누구든 계속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27일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주에서 무인기를 동원해 카불 공항 자살폭탄 테러를 기획한 IS-K 간부 2명에게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승인 없이 아프간 내 IS-K 관련 목표물 공격이 가능하도록 국방부에 전권을 부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불에서 공습이 있던 29일 오전 델라웨어주(州) 도버 공군기지로 이동해 26일 카불 공항 자폭테러로 희생된 미군 13명의 유해 귀환 행사에 참석했다. 검은 양복 차림의 바이든 대통령은 C-17 수송기에서 유해를 실은 관이 운반돼 운구 차량에 실릴 때마다 침통한 표정이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목숨을 잃은 미군 장병 유해를 맞으러 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악관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네 차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두 차례 유해 귀환 행사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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