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작전 중단 없이 임무 수행할 것"
나토 회원국 등은 이미 철수작전 완료
100개국 공동성명·안보리 결의안 등
철군 이후 아프간인 탈출 방안 마련 중
아프가니스탄 철군 완료 ‘디데이’(D-day·8월 31일)를 하루 앞둔 미국이 안전한 철수를 위해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아프간 수도 카불 국제공항을 겨냥한 로켓포 5발이 발사되는 등 주변 상황은 계속 불안정하지만, 예정된 시한에 맞춰 철군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주말 미국보다 서둘러 철수를 완료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등 국제사회도 철군 작전 종료 후에도 자국민과 아프간 현지인 조력자의 안전 보장을 위한 외교적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군은 철군 작전 중단 없이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오전 미군 방어시스템에 의해 차단되긴 했으나 카불 공항을 노린 로켓포 공격이 발생하는 등 테러 위협이 여전하지만, 아직 남아 있는 민간인과 군 병력이 31일까지 모두 안전하게 대피하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이달 15일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 후 미국은 이날까지 11만4,000명의 자국민과 아프간인을 탈출시켰다. 마지막 날인 31일엔 미군 병력 이동이 우선이지만, 민간인 300명을 추가 대피시킬 여력도 있다.
다른 아프간전 참전국들은 이미 지난 주말 철수를 마무리했다.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는 27일 철군 작전을 종료했고, 영국도 이튿날 로리 브리스토우 주아프간 영국 대사가 카불을 떠나며 철수를 모두 마쳤다. 다만 ‘철군 디데이’를 맞추기 위해 모든 자국민과 협력자를 대피시키지 못한 점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27일 “아프간인 통역사 1,000여 명을 데려오지 못해 크게 유감”이라고 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같은 날 “군 작전 종료 후에도 최선을 다해 탈출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국제사회는 철군 이후에도 아프간인들의 탈출을 돕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피를 원하는 사람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도록 카불 내에 ‘안전지대’를 설치하자는 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특히 프랑스는 31일 이후에도 독자적으로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8일 “정해진 건 없으나, 카타르를 통한 대피 경로를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도 전날 나토 회원국과 한국, 일본 등 100개국이 참여한 공동성명에서 “자격을 갖춘 아프간인들에게 계속 여행 서류를 발급할 것”이라며 “탈레반도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같은 날 CNN방송에 출연해 ‘탈레반이 약속을 지키게 만들 카드’가 있다면서 “미국은 이를 최대한도로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탈레반과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중국은 아프간 새 정권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미국이 인도적·경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전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아프간 국내 정세가 근본적으로 변했다. 탈레반과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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