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시간 31일 자정 직후 C-17 수송기 5대 이륙
미군 중부사령관 "아프간 철군, 현지대피 임무 완료"
9·11테러 후 20년 미군 최장기 전쟁 불명예 종료
미국이 3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에서 마지막 철수 비행기가 이륙했다고 발표했다. 아프간 주둔 미군 철군을 공언했던 시한보다 하루 앞서 철수작전을 종료한 것이다. 이로써 2001년 9ㆍ11테러 이후 20년간 이어진 미국의 최장기 전쟁이 이날부로 종지부를 찍었다.
미군의 중동ㆍ중앙아시아 군사작전 책임자 프랭크 맥킨지 중부사령관은 30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아프간 철군과 미국인, 제3국 국적자, 아프간 현지인 대피 임무가 완료됐다”라고 밝혔다.
마지막 미군 C-17 수송기는 카불 시간 30일 오후 11시59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이륙했다. 애초 공언했던 철군 시한(31일)을 하루 앞둔 시점에 서둘러 철수를 마친 셈이다.
9ㆍ11테러 발생 후 미국은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라덴을 잡겠다며 2001년 10월 아프간을 침공했다. 이어 탈레반을 축출했고 2011년 5월 빈라덴을 사살했지만 전쟁을 끝내지는 못했다. 지난 1월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4월 미군 철수를 결정했고 7월에는 8월 31일까지 미군 철수를 마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아프간 정권이 15일 조기 붕괴하면서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됐고 미국이 긴급 철수작전에 나서면서 ‘제2의 베트남 패전’, ‘사이공 함락 치욕’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26일 이슬람국가 아프간지부 호라산(IS-K)의 카불 공항 입구 자살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을 비롯해 170여명이 숨지는 등 인명 피해까지 발생해 바이든 대통령 비판 여론이 확산돼왔다. 미국은 14일 이후 미국인과 동맹·우방국 관계자, 아프간 협력자 등 12만명 이상을 철수시켰다.
미국은 아프간 현지시간으로 31일이 시작되자마자 마지막 수송기를 띄워 철수작전을 지원했던 미군 5,000명을 비롯해 마지막 인력을 철수시켰다. 그러나 아직 아프간에는 100명 이상의 미국인이 남은 것으로 미 국무부는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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