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학대로 숨진 20개월 영아의 외할머니
"아기 칼로 때리고 던져, 말리는 딸 칼로 협박"
"다시는 이런 일 없게 철저히 조사해 달라"
생후 20개월 된 딸을 학대하다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살해)를 받는 A(29)씨가 대전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4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생후 20개월 된 영아를 성폭행하고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양모(29)씨가 오랜 기간 아기에게 유사 성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양씨는 아기를 벽에 던지는 등 잔혹하게 살해한 뒤 떨고 있는 아내에게 "술이나 마시러 가자", "아이스박스에 넣은 아기 시체가 녹으니 바다에 버릴까"라고 하는 등 상상할 수 없는 언행까지 했다는 내용이다.
양씨의 아내 정모(25)씨의 모친이자 아기의 외할머니 A씨는 3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양씨의 인면수심의 범행 내용을 상세히 전했다. A씨는 딸 정씨가 말로 표현을 잘 못 할 정도로 지능 수준이 떨어지고, 학대와 폭력, 가스라이팅으로 판단 능력이 흐려진 상태라고 했다. 정씨는 양씨와 함께 사체은닉 혐의를 받고 있다.
양씨는 6월 15일 새벽 술에 취한 채 주거지에서 아이를 이불로 덮은 뒤 주먹으로 수십 차례 때리는 등 1시간가량 폭행해 숨지게 했다. 양씨는 아기를 살해한 뒤 정씨와 함께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담아 집 안 화장실에 숨겨뒀다. 시신은 7월 9일, A씨에 의해 발견됐다.
"양씨 밤마다 딸과 아기 폭행"
생후 20개월 된 딸을 학대하다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살해)를 받는 A(29)씨가 대전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4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A씨에 따르면 양씨와 정씨는 2019년 1월에 만나 연인 관계로 발전했고, 정씨는 임신을 한다. 양씨는 집행유예 기간에 사기 범행을 저질러 1년 6개월간 구속됐고, 정씨는 양씨 외삼촌에 의해 미혼모센터로 갔다. 양씨가 1월 1일 출소하면서 정씨와 양씨는 A씨의 집에서 동거를 했다.
A씨는 양씨가 아기에게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아 처음부터 수상했다고 했다. 육아도 오롯이 정씨 몫이었다고 했다. 그는 "양씨가 아기 이름을 한 번도 안 불러줬다. 다정하게 다가가지도 않았다"며 "딸이 혼자 아기 목욕을 시키고, 집안 살림은 다 내가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양씨가 밤마다 정씨와 아기를 때렸다고 했다. 그는 "밤에 자니 저는 몰랐다. 울음소리도 못 내게 하고 저한테 '얘기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며 "입을 막고 머리 끄덩이도 잡고 목 중앙도 때리고 발로 찼다고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양씨가 아기 옆에서 수상한 행동을 한 걸 목격했다고 했다.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아기 옆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발가벗은 채로 있는 장면을 봐 섬뜩했다고 했다.
그는 "제가 '당장 나오라고. 대낮에 지금 뭐 하는 거냐'고 했더니 (양씨는) '알지도 못하고 제대로 보지도 못했으면 말 함부로 하지 말라'고 나한테 소리를 지르더라"고 말했다.
"아기 죽인 뒤 딸에게 '나와서 정리해'라고 해"
14일 오후 대전둔산경찰서에서 생후 20개월 된 여아를 학대 살해하고 아이스박스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친부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차에 올라타고 있다. 최두선 기자
A씨는 양씨가 아기를 성폭행한 건 딸인 정씨가 나중에 얘기해 줘 알았다고 했다. 그는 "경찰을 부르기 전에 (딸이) 저한테 '엄마 더 무서운 일이 있었다'라며 "정말 끔찍한 일"이라고 토로했다.
A씨는 양씨가 아기를 살해하는 과정에서 벽에 던지고 들고 있던 칼로 때렸다고 했다. 그는 "(딸이) 자던 아이를 (때리니) 얼마나 무서워요. 띵했대요. 자기가 재울 거니깐 하지 말라고 했더니 칼을 들이대며 '너 먼저 죽고 싶지 않으면 가만히 있어. 너희 엄마도 다 죽여버리겠다'고 했다"면서 "(아기에게는) 이불 네 개를 씌워 창문을 닫고 소리가 나지 않게 애를 때리고 칼로 때리고, 벽에 몇 번 던지고, 발을 비틀어 부러뜨렸다"고 말했다. 양씨는 아기를 때리는 동안 정씨의 목에 칼을 들이밀며 화장실에 들어가 있으라고 협박했다고 했다.
양씨는 "그러더니 (양씨가 아기를 사망케 하고 딸에게) '다 끝났으니 빨리 정리하게 나와'라고 했더라"며 "아기를 덮어놓고 '술 먹으러 가자'고 했다고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양씨의 극악무도한 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정씨에게 아기의 시신을 바다에 버리고 싶다는 말까지 했다고 A씨는 전했다. 그는 "아이스박스에 넣어서 살이 점점 녹아내리니 양씨가 웃으면서 '야, 바다에 버릴까'라고 했다더라. 그 모습이 너무 공포스러웠다고 했다"며 딸의 이야기를 전했다.
양씨는 또 사체은닉 범행을 저지른 뒤 정씨와 아이의 행방을 묻는 정씨 모친에게 "성관계하고 싶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현재 정씨의 상태를 묻는 질문에 "(딸이) 저보고 '빨리 죽여 달라'고 한다. 아기가 옆에서 놀고 있는 것 같고 밖에 나가기도 싫다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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