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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시간 마라톤 협상도 결렬… 보건노조 파업 D-2, 타결 기회 아직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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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시간 마라톤 협상도 결렬… 보건노조 파업 D-2, 타결 기회 아직 남았다

입력
2021.08.31 18:04
수정
2021.08.31 18:1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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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31일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에서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는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31일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에서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는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 간호사들을 포함한 보건의료노조가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노조와 정부는 30~31일에 걸쳐 14시간 넘게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부는 “대화로 해결하자”며 설득하고 있지만, 노조는 “절박한 심정”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코로나19 환자 치료 현장은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14시간 마라톤 협상 결렬 후 신경전

복지부와 노조는 31일 담화문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먼저 권덕철 복지부 장관이 오전 담화문을 통해 협상 결렬 소식을 알리며 “코로나19 4차 유행 대응에 집중해야 할 엄중한 상황에서 집단행동을 자제하고, 대화와 협의로 함께 해결하길 요청한다”며 노조를 압박했다.

그러자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도 오후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노정 교섭을 했지만, 재정당국의 외면과 복지부의 소극적 태도로 소중한 시간을 흘려보냈다”며 “파업 전까지 핵심 쟁점을 타결하기 위한 정부와 여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합의되지 못한 핵심 과제는 △코로나19 치료병원 인력 기준 마련 및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전국 70개 중진료권마다 1개씩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세부계획 마련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와 규칙적인 교대근무제 시행 △교육전담간호사 제도 확대 △야간 간호료 형평성 제고 등 5가지다. 협상에 오른 22개 정책과제 가운데 17개에 대해선 양측 이견을 어느 정도 좁혔지만, 이들 5개 과제에 대해선 당장 해결이 어렵다는 게 복지부 입장이다.

이창준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기본 방향에 대해선 공감대를 갖고 있다”면서도 “인력기준의 시행 시점이나 인력 채용 방식, 보상 수준 등은 이견을 더 좁힐 필요가 있고, 간호인력 전체의 수급과 쏠림 문제도 고려하면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공병원 확충에 관해서도 “어느 지역에 어느 병원이 신축되는지 구체적으로 적시해달라는 노조의 요구가 있었지만, 정부로선 해당 지역의 필요성과 지자체의 의견도 받아야 하는 만큼 확정해서 합의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 위원장은 "5개 핵심과제는 노조가 파업에 이르지 않기 위해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며 "정부 여당이 예산과 입법으로 적극적인 역할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이번에 노정이 합의를 통해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23만 임상간호사들의 '엑소더스'로 의료 붕괴가 현실화하면서 '위드 코로나' 전환도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파업 미참여 병원 진료량 늘 것... 코로나19 환자 이송도 준비"

다행히 양측은 대화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지금까지 협상 결과에 대해 각자 내부 논의를 거쳐 총파업이 예고된 2일 전까지 추가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노정 협의가 확정되면 당정 협의를 거쳐 필요한 재원들을 확보하고 건강보험 재정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막판 추가 협상에도 이후 노조가 총파업을 강행한다면 코로나19 방역 대응과 환자 치료에는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복지부는 쟁의조정신청에 참여한 5만6000명 중 중환자실·응급실, 수술 관련된 필수업무 인원을 제외하고 약 30%(1만6,800명 내외)가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업이 강행될 경우 복지부는 병원급 기관의 평일 진료시간을 늘리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공공병원이 비상진료에 들어가도록 할 방침이다. 파업에 참여한 병원의 코로나19 환자는 상황에 따라 다른 병원으로 이송될 수도 있다. 이 정책관은 "파업 참여 기관 인근 병원의 진료량이 늘어나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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