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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고교 첫 '고시엔 4강' 교토국제고 감독... 비결은 좁은 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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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고교 첫 '고시엔 4강' 교토국제고 감독... 비결은 좁은 운동장?

입력
2021.09.01 14:00
수정
2021.09.01 14:0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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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키 노리츠구 야구부 감독 인터뷰]

교토국제고 야구부를 이끄는 고마키 노리츠구(小牧憲?ㆍ38) 감독이 지난 8월 26일 오전 일본 효고(兵庫)현 니시노미야(西宮)시 소재 한신고시엔(阪神甲子園)구장에서 열린 제103회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경기를 지휘하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올해 여름 고시엔에 첫 출전해 4강에 올랐다. 교토국제고 제공

교토국제고 야구부를 이끄는 고마키 노리츠구(小牧憲?ㆍ38) 감독이 지난 8월 26일 오전 일본 효고(兵庫)현 니시노미야(西宮)시 소재 한신고시엔(阪神甲子園)구장에서 열린 제103회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경기를 지휘하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올해 여름 고시엔에 첫 출전해 4강에 올랐다. 교토국제고 제공

“올봄까지만 해도 고시엔(甲子園) 진출 자체가 목표였지요. 솔직히 여기까지 올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일본 고교 야구팀의 ‘꿈의 무대’인 여름 고시엔 대회에 첫 출전해 누구도 예상 못한 4강에 오른 재일 한국계 교토국제고 야구부. 고마키 노리츠구(小牧憲?·38) 감독은 31일 한국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정도의 성취는 스스로도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 8월 26일 오전 일본 효고(兵庫)현 니시노미야(西宮)시 소재 한신고시엔(阪神甲子園)구장에서 제103회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8강 전에서 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고의 마쓰시타 게이타가 9회 말 끝내기 안타를 치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쓰루가케히고를 3대 2로 눌러 4강에 진출했지만 준결승 경기에서 패했다. 효고=교도 연합뉴스

지난 8월 26일 오전 일본 효고(兵庫)현 니시노미야(西宮)시 소재 한신고시엔(阪神甲子園)구장에서 제103회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8강 전에서 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고의 마쓰시타 게이타가 9회 말 끝내기 안타를 치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쓰루가케히고를 3대 2로 눌러 4강에 진출했지만 준결승 경기에서 패했다. 효고=교도 연합뉴스


교토국제고는 올해 4월에 봄 고시엔에도 첫 진출했지만 16강전에서 1점 차로 패했다. 고마키 감독은 “분했지만 역시 진심으로 일본 제일을 목표로 하고 있는 팀과 지금 당장 고시엔에 나가는 것이 목표인 팀의 차이는 크다는 걸 느꼈다”며 “봄 이후 진심으로 일본 제일을 목표로 노력하자고 마음먹고 아이들과 다시 도전했다”고 말했다. 고시엔 대회는 봄에 마이니치신문 주최로 열리는 선발고교야구대회와 여름에 아사히신문 주최로 열리는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가 있는데, 특히 여름 고시엔은 전국 3,000여 팀이 치열한 지역 예선을 거쳐 참가한다.

교토국제고 야구부를 이끄는 고마키 노리츠구(小牧憲?ㆍ38) 감독이 지난 8월 24일 오전 일본 효고(兵庫)현 니시노미야(西宮)시 소재 한신고시엔(阪神甲子園)구장에서 열린 제103회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16강전에서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올해 여름 고시엔에 첫 출전해 4강에 올랐다. 교토국제고 제공

교토국제고 야구부를 이끄는 고마키 노리츠구(小牧憲?ㆍ38) 감독이 지난 8월 24일 오전 일본 효고(兵庫)현 니시노미야(西宮)시 소재 한신고시엔(阪神甲子園)구장에서 열린 제103회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16강전에서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올해 여름 고시엔에 첫 출전해 4강에 올랐다. 교토국제고 제공


고마키 감독은 학생 때 우수한 선수였지만 대학 졸업 후에는 은행에 취업해 직장인으로 살았다. 평소 알고 지내던 교토국제고 야구부 전 감독이 2008년 퇴임하면서 “내가 가르친 학생이 졸업할 때까지만 돌봐달라”고 부탁해 감독으로 취임했다. “처음에는 잠깐만 하려고 했지만 ‘내년에도 교토국제고에서 뛰고 싶습니다’라고 말해주는 제자들이 있어 그만둘 수 없게 돼 버렸지요.”

부임 당시만 해도 교토국제고는 고시엔의 예선격인 교토 지역대회에 나가 한두 번 이기는 정도의 실력이었다. 그것도 1999년 창단 첫 연습경기 때 34대 0으로 졌던 데 비하면 눈부신 발전이었다. 고마키 감독은 우수한 재목을 스카우트하고 좁은 운동장에서 매일 훈련을 시키며 고시엔 출전을 목표로 실력을 키워갔다. 지금은 실책이 드물고 기본기가 탄탄한 비결에 대해 그는 “연습 경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운동장이 좁아 실전 연습보다는 기본 훈련을 많이 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일본 교토(京都) 지역에서 운행하는 택시에 "힘내라! 교토국제나인"(나인은 야구팀 출전 멤버를 의미)이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 이날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京都)국제고등학교가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4강 진출을 확정했다. 교토국제고 제공

지난달 일본 교토(京都) 지역에서 운행하는 택시에 "힘내라! 교토국제나인"(나인은 야구팀 출전 멤버를 의미)이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 이날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京都)국제고등학교가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4강 진출을 확정했다. 교토국제고 제공


10여 년간의 노력은 봄 고시엔에 이어 꿈에 그리던 여름 고시엔에 진출, '4강 신화'로 이어졌다. 야구부원 다수가 일본인 학생이지만 모두 고시엔 그라운드에서 울려 퍼진 한국어 교가를 따라 불렀다.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토(大和)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해 “정다운 보금자리 한국의 학원”으로 끝나는 한국어 교가가 NHK 생중계로 여러 차례 일본 전역에 방송되자, 트집을 잡고 비난하는 ‘넷우익’(인터넷 우익)도 눈에 띄었다. 고마키 감독은 “선수들은 다행히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며 “학생들이 최선을 다해 준 덕분에 4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내년에야말로 일본 제일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교토국제고 야구부를 이끄는 고마키 노리츠구(小牧憲?ㆍ38) 감독이 지난달 교토국제고 강당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출정식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올해 여름 고시엔에 첫 출전해 4강에 올랐다. 교토국제고 제공

교토국제고 야구부를 이끄는 고마키 노리츠구(小牧憲?ㆍ38) 감독이 지난달 교토국제고 강당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출정식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올해 여름 고시엔에 첫 출전해 4강에 올랐다. 교토국제고 제공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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