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코로나19 백신 공급 물량을 펑크 낸 미국 제약사인 모더나사(社)가 이번 주 준다던 백신 600만 회분의 공급 일정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방역당국은 이 물량이 공급되지 않으면 백신 접종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면서도 "모더나 사와 공급 일정을 협의 중"이란 말만 반복하고 있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1일 “모더나 600만 회분이 없으면 당연히 접종 시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백신이 없으면 접종을 못 받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가정을 전제로 질문하면 답변이 곤란하지만, 영향이 있냐고 물어보면 당연히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모더나사는 자사 실험실 문제로 지난 8월 국내 백신 공급 물량을 당초 850만회분의 절반 이하로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 등 정부대표단은 지난달 미국 매사추세츠주 모더나사를 항의 방문했다. 이후 정부는 8월 공급 물량을 거의 다 정상 회복시켰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101만 회분이 들어온 이후, 나머지 물량은 감감무소식이다. 정부는 모더나와 협상 중이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통제관은 이날 "모더나와 백신 600만 회분 공급 세부 일정을 지속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애당초 미국 등에서 추가 접종(부스터샷)이 추진 중인데다, 세계적 위기 상황에서 그간 여유 분도 없이 생산하는 즉시 공급하기 바빴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백신 공급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었다. 그럼에도 방역당국은 8월 공급을 정상화시켰다는 점만 내세운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모더나 백신 공급이 계속 차질을 빚으면, 당초 목표인 추석 전 전 국민 70% 백신 1차 접종, 50% 접종 완료 계획 달성은 불가능해질 수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추석 전 전 국민 70% 백신 1차 접종 달성 목표치에서 1일 0시 기준 누적 1차 접종자수를 제외하면 백신 약 667만회분이 더 필요하다. 지난 8월 모더나사의 국내 공급물량 감축계획 통보에 추진단은 모더나ㆍ화이자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의 1·2차 접종 간격을 기존 4주에서 6주로 늘렸는데, 이 같은 접종계획 변경이 또다시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정부는 루마니아와의 백신 협약을 통해 화이자·모더나 백신 총 150만3,000회 분을 도입하기로 했다. 모더나와 화이자 등 정부가 기존 계약을 통해 확보한 백신이 계획대로 공급된다면 루마니아 백신 없이도 접종 시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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