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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픽콘 치워달라" 요청에 발로 뻥찬 경찰 논란...여론 뒤바뀐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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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픽콘 치워달라" 요청에 발로 뻥찬 경찰 논란...여론 뒤바뀐 이유는

입력
2021.09.01 21:00
수정
2021.09.01 21:41
0 0

교통사고 현장 통제하고 있는 경찰에
운전자가 경적 울린 뒤 "치워줘요" 요구
경찰 트래픽콘 발로 차...운전자 항의
네티즌 "운전자 지시하는 말투 원인 제공
막은 길 굳이 왜 가려 했나" 지적
"그래도 경찰 행동 옳지는 않아" 의견도

도로 위에 있는 '트래픽콘'을 치워달라는 운전자의 요청에 경찰이 이를 발로 차고 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한문철 TV' 유튜브 채널 캡처

도로 위에 있는 '트래픽콘'을 치워달라는 운전자의 요청에 경찰이 이를 발로 차고 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한문철 TV' 유튜브 채널 캡처

교통사고 주변을 통제하는 경찰에게 운전자가 트래픽콘을 치워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경찰이 트래픽콘을 발로 힘껏 차버려 논란이 일었는데, 누리꾼들은 운전자가 잘못했다고 비판했다. 왜 그랬을까?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꼬깔콘 좀 치워달라고 했더니 발로 뻥 찬 경찰'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수가 26만 회를 넘고, 댓글도 1만2,000개(1일 오후 5시 기준) 이상 달리며 누리꾼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해당 영상을 제보한 A씨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27일 오후 6시쯤 충남 당진시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당시 경찰은 도로에 사고가 발생해 교통을 통제하고 있었고, A씨가 우회전해 가려는 길은 트래픽콘으로 막아 놓은 상태였다. A씨의 앞차는 도로를 막고 있는 트래픽콘과 경찰차를 빙 둘러 우회전했다.

A씨 역시 경찰차를 피해 우회전하려고 했으나, 그 순간에 경찰관이 트래픽콘을 치우는 모습에 통제가 풀리는 줄 알고 기다렸다. 그런데 경찰은 오른쪽 길로 접어드는 곳을 막고 있던 트래픽콘 2개를 남겨놨다. A씨는 경적을 울려 경찰관을 불러 '꼬깔 좀 치워줘요. 우회전할 건데 꼬깔 좀 치워달라구요'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를 쳐다본 후 트래픽콘을 신경질적으로 걷어찼다. 이에 A씨는 "아저씨, 뭐 하는 거예요?"라고 따졌고, 경찰은 "막고 있는 거 안 보여요?"라고 되물었다. A씨는 "우회전하려고 치워달라는데 왜 발로 치우냐"고 항의했다. 경찰이 "그냥 가세요"라고 하자 A씨는 "그게 공무원이 할 행동이냐"며 맞섰다. 경찰은 "통제하고 있는데 그걸 우리한테 해달라고 하면 어떡하냐"고 했고, 다시 A씨가 "내가 뭐 잘못한 게 있냐"며 언쟁을 벌였다. 이후 A씨가 관등성명을 물어보자 경찰은 A씨의 차와 얼굴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음성 확인 전에 경찰 욕했다 확인 후 운전자 욕하게 돼"

교통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는 경찰에게 운전자가 '꼬깔 좀 치워줘요'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문철 TV' 유튜브 채널 캡처

교통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는 경찰에게 운전자가 '꼬깔 좀 치워줘요'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문철 TV' 유튜브 채널 캡처

해당 영상은 당초 파일 저장·전송 시 기술적인 이유로 A씨가 음성 없이 화면만 제보해 유튜브에도 영상만 올라왔는데, 영상을 본 누리꾼들이 "기분 나쁘게 경적을 울렸거나 욕설 또는 반말을 했을 것"이란 추측이 난무하자 A씨가 다시 음성이 온전히 담긴 파일을 보낸 것이다. 한문철 변호사는 이 과정을 설명하고, "판단은 시청자의 몫"이라고 밝혔다.

누리꾼들의 추측이 빗나가지 않았다. 욕설은 없었지만, A씨의 말투가 상대방 입장에서 다소 기분 나쁘게 들릴 수 있는 어투여서다. 누리꾼 '손**'은 "음성 확인 전에는 경찰을 욕했다가 확인 후 운전자 욕을 하게 되네요"라며 "경찰의 행동이 옳다는 건 아닙니다만, 운전자의 말투가 무슨 지시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네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다른 누리꾼들도 대부분 "경찰이 이유가 있으니까 차로도 막고 꼬깔 세워놓고 있는데. 자기가 갈 거니까 치우라? 평소에 경찰 직무를 우습게 아는 것 같음"(속지**), "구타유발자가 나쁠까요? 구타한 사람이 더 나쁠까요?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훈훈한 영상이었습니다"(치킨**)라며 제보자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일부 "거의 상황 종료된 것으로 판단돼 충분히 꼬깔 치워달라고 할 수 있는 것 같아요"(감자없는***), "라바콘 치워달라고 한 게 애초에 발로 찰 일이 아니다"(다이름****)라며 A씨를 두둔하는 의견도 없지 않았지만, 소수였다.


"자기 목소리 듣고도 뭐가 문젠지 몰라" "배울 게 많은 영상"

'한문철 TV' 유튜브 채널 캡처

'한문철 TV' 유튜브 채널 캡처

특히 "가장 큰 문제는 블박(블랙박스) 차주 양반이 자기 목소리 듣고도 뭐가 문젠지 모르는 게 가장 큰 문제라 생각됩니다"(까망**)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면서 누리꾼들은 "운전자는 '우회전하게 이거 치워주시면 안 될까요?' 경찰관은 '지금 통제 중이니까 이쪽으로 돌아가시면 됩니다' 이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하자***), "배울 게 많은 영상"(지구***)이라며 타산지석으로 삼았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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