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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교과서 보는 듯"… 中의 노골적 '시진핑 우상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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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교과서 보는 듯"… 中의 노골적 '시진핑 우상화' 교육

입력
2021.09.03 15:00
수정
2021.09.0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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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화제 된 '시진핑 사상' 교과서?
전 교육 과정 필수과목으로 '사상 무장' 노리는 中
애국심·인민 일체 강조…축구광 시진핑 의식도

3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중국의 필수과목인 시진핑 사상 교과서의 한 페이지. 이 페이지에 실린 삽화에서 아이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민에게 많은 가르침을 줬다'고 찬양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3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중국의 필수과목인 시진핑 사상 교과서의 한 페이지. 이 페이지에 실린 삽화에서 아이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민에게 많은 가르침을 줬다'고 찬양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중국이 사상 교육, 이른바 '시진핑 사상'을 필수 교육으로 지정한 가운데, 시진핑 국가 주석의 사회주의 사상을 담은 교과서가 온라인에서 화제다. 시 주석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노골화하는 중국이 마치 북한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시진핑의 신세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교과서 사진이 퍼졌다. 중국 교육 당국은 학생들의 사상 무장을 위해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모든 교육 과정에 시진핑 사상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했다. 온라인에서 퍼지는 교과서는 초등학교 교과서로 보인다.

교과서 곳곳에는 시 주석의 사진이 큼직하게 실렸다. 어린아이들과 함께하는 사진이 대부분이고, 교과서에는 시 주석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 가득하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우리 성장하게 해주신 시진핑 할아버지'

3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중국의 필수과목인 시진핑 사상 교과서의 한 페이지. 이 페이지에는 세계가 중국을 주목하며, 중국의 근본은 애국이라고 강조하는 내용이 실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3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중국의 필수과목인 시진핑 사상 교과서의 한 페이지. 이 페이지에는 세계가 중국을 주목하며, 중국의 근본은 애국이라고 강조하는 내용이 실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제1장 '사랑합니다 중국' 편에는 전 세계가 중국의 우수성을 찬양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성장 배경에는 애국심이 있었다며, 애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밑에는 시 주석이 손을 위로 올려 중국 국민에게 인사하는 사진을 넣었다.

본문에는 '세계인들이 말하길 동양에 위대한 국가인 중국이 있다고 한다. 위대한 이 땅의 명칭은 중화인민공화국이며 이 땅은 바로 우리의 조국이며 우리는 모두 중국인이다'라고 나온다. 또 '애국은 세상에서 가장 깊고 신성한 감정으로, 한 사람의 덕을 쌓는 근원이며 공적의 근본'이라며 애국심 덕분에 중국이 인정받았다고 서술한다.

또 다른 페이지에는 시 주석이 수많은 아이들에 둘러싸여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 나온다. 이와 함께 '시진핑 할아버지가 우리에게 바라는 건 우리는 조국의 미래이자 희망이며 우리의 건강한 성장은 당과 사회의 공통된 염원'이라며 시 주석을 위해 건강한 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또 '당과 국가 최고주석이신 시진핑 할아버지께선 우리가 사회주의 건설자이자 후계자로 성장할 수 있게 늘 배려해 주셨다'며 시 주석에 대한 감사함을 전하는 내용이 뒤따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2월 아일랜드를 방문해 더블린의 크로크파크 경기장을 찾아 축구공을 차고 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2월 아일랜드를 방문해 더블린의 크로크파크 경기장을 찾아 축구공을 차고 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밑에는 아이들이 축구를 하는 사진이 실렸는데, 시 주석의 축구 사랑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14년 11월 축구를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반드시 배워야 하는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당시 축구 특색학교를 키우고 대학 축구팀을 200개로 확대, 학교 축구팀 시범 지역을 만들겠다는 축구 교육 강화 방침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축구광으로 알려진 시 주석의 개인적 성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른 페이지를 보면 아이들이 대화를 나누는 삽화가 나온다. 시 주석을 국민을 살뜰히 챙기는 지도자로 평가하며, 이를 본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삽화에 등장하는 한 남자아이는 "시진핑 동지는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셨다"며 "인생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마땅히 조국과 인민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여자아이는 "시진핑 동지께선 어릴 때부터 인민을 위하고 돌보는 것에 대한 관념을 이미 가르치셨다"고 화답한다.


中 문화·연예계까지 퍼진 시진핑 사상 교육

7월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인민복 차림으로 등장한 시 주석은 외부 세력이 괴롭히면 14억 명의 강철 만리장성에 부딪혀 피가 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중화민족이 당하는 시대는 끝났다라고 선언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7월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인민복 차림으로 등장한 시 주석은 외부 세력이 괴롭히면 14억 명의 강철 만리장성에 부딪혀 피가 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중화민족이 당하는 시대는 끝났다라고 선언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시 주석은 7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전후로 시진핑 사상을 중국 전역에 전파하고 있다. 시 주석은 앞서 7월 1일에 열린 기념식에서 "역사의 거울로 삼아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선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고수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창당 100주년에 맞춰 시진핑 사상을 연구하는 기관이 잇따라 설립됐다.

중국의 시진핑 사상 무장은 학교 교육에 이어 문화계까지 확대됐다. 중국은 최근 예술·연예계에서 성폭력과 중국 군 비판 등 불법 행위가 잇따라 터졌다며 '연예인 교육 관리와 도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학생들에게 영향력이 큰 연예계에 시진핑 사상을 주입해 사상 무장화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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