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재 최소화·재사용 소비운동
친환경가방도 가죽과 큰차이 없어
서울시, 11월까지? 체험 공간 운영
"일회용 스틱형 커피믹스 봉지로 만든 파우치를 볼 수 있다?"
서울시가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관련 제품을 무료로 한 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성동구 서울새활용플라자에 들어선 '제로숲'이다. 최근 제로 웨이스트 운동이 점점 확산하고 있지만, 서울에 관련 민간 매장은 30곳에 불과하다. 이에 서울시가 저변 확대를 위해 민간과 손을 잡고 제로 웨이스트 체험 공간 운영을 시작한 것이다.
3일 서울새활용플라자에 들어서자 1층 전시장에 있는 '자원순환 공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 곳에서는 멸균팩과 세제용품 등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을 기부 받고 있었다. 병뚜껑과 빨대 등으로 치약짜개를 만드는 등 기부된 자원들이 생필품으로 탈바꿈한 모습도 확인이 가능했다. 추첨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지급되는 경품도 일회용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비누받침이었다.
재활용 자원을 기부한 방문객들에게는 소분?리필 제품을 받을 수 있는 쿠폰이 제공됐다. '소분?리필 체험 공간'으로 이동하니, 방문객들이 개별로 준비한 용기에 샴푸와 세제, 각종 차 종류 등을 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소분·리필 체험은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사전예약제로 진행하고 있었다. 다만 용기를 준비하지 못한 방문객들을 위해 유리병을 제공하기도 했다.
'제품 및 매장 홍보 공간'에서는 고체 치약과 고형 샴푸 및 린스, 천연수세미 등 제로 웨이스트 제품을 직접 이용해 볼 수 있었다. 특히 다회용 면 화장솜이 눈에 들어왔다. 보통 한 번 쓰고 버리는 화장솜을 여러 번 이용하는 게 가능한지 물었다. 현장 관계자는 "일회용 화장솜처럼 클렌징 워터를 묻혀 사용한 뒤, 세수할 때 함께 빨아주면 몇 번이고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새활용 제품 체험 공간'도 눈길을 끌었다. 우유팩으로 만든 카드지갑과 필통, 파쇄 종이를 말아서 만든 귀걸이와 반지, 일회용 스틱형 커피믹스 봉지를 이용해 만든 파우치 등 다양한 제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빈 플라스틱 병 5개를 이용해 만든 친환경 가방은 질감면에서 가죽 재질 가방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품질도 괜찮았다. 재활용 제품 수요가 늘면서, 품질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뀌띔이었다.
'제로숲' 사업에 서울시와 손을 잡은 제로 웨이스트 업체는 '모레상점'이다. 이지은 모레상점 대표는 "중국의 수입 중단으로 2018년 벌어진 '재활용 쓰레기 수거대란'이 제로 웨이스트 관련 사업에 뛰어든 결정적 계기"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사업 초기만 해도 제로 웨이스트 분야에 대중의 관심이 많지 않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친환경이 큰 소비 트렌드가 되고 있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이 130㎏이 넘을 정도로 최근 포장폐기물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상화한 비대면 소비는 이를 더 가속시켜, 환경오염을 우려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제로 웨이스트 운동이 확산 추세에 있다.
이에 서울시도 11월까지 3개월간 '제로숲'을 운영하는 것 외에 제로 웨이스트 매장 인증제 및 대형 유통매장 내 제로 웨이스트 코너 마련 등 지원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정미선 서울시 자원순환과장은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제로 웨이스트 소비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포장재 없는 소비문화를 경험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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