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긴 타임아웃 시간으로 논란을 낳았던 스테파노스 치치파스(3위·그리스)가 US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5,750만 달러·약 674억원) 남자 단식 3회전에서 탈락했다.
치치파스는 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5일째 남자 단식 3회전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55위·스페인)에게 2-3으로 졌다.
치치파스는 이번 대회 1회전에서 앤디 머리(112위·영국)를 3-2로 꺾었지만 경기 도중 화장실을 가겠다며 사용한 '배스룸 브레이크'(Bathroom Break) 시간에 대한 논란에 휘말렸다. 당시 치치파스가 머리에게 3세트를 내줘 1-2로 몰리자 4세트에 들어가기 전까지 지나치게 시간을 끌었다는 것이다.
머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고, 심지어 인터뷰가 끝난 뒤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치치파스가 화장실에 다녀온 시간이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여행 시간의 두 배"라고 조롱했다. 아마존 창업자인 베이조스가 올해 7월 고도 106㎞까지 올라가 최대 4분간 무중력에 가까운 '우주 체험'을 했는데 치치파스는 화장실에 다녀오는데 8분 이상 걸렸다는 것이다.
여기에 알렉산더 츠베레프(4위·독일)도 머리 편을 들며 '치치파스의 그런 행태가 상습적이며 심지어 화장실에서 코치로부터 휴대폰을 통해 경기 전략에 대한 지시까지 받는 것 같다'고 거들어 논란이 커졌다.
치치파스는 아드리안 만나리노(44위·프랑스)와 2회전에서 3-1로 이겼는데 이때도 3세트 종료 후 화장실에 8분 이상 다녀와 팬들의 야유를 받아야 했다.
이날도 치치파스는 3세트까지 1-2로 몰리자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겼고, 이번에는 1, 2회전에 비해 짧은 5분 정도가 소요됐다. 이후 4세트를 6-0으로 따내 다시 '작전'이 성공하는 듯했으나 5세트를 내줬다.
결국 3회전에서 4시간 7분이 걸린 접전 끝에 패한 치치파스는 US오픈에 유독 약한 모습을 올해도 떨쳐내지 못했다. 그는 다른 메이저 대회에서는 모두 16강(4회전) 이상의 성적을 냈지만 US오픈에서는 한 번도 16강에 들지 못했다.
이날 치치파스를 잡은 알카라스는 2003년생으로 올해 18세 신예다.
알카라스는 1989년 마이클 창(미국) 이후 32년 만에 US오픈 남자 단식 16강에 진출한 최연소 선수가 됐다. 메이저 대회 전체로는 1992년 프랑스오픈 안드레이 메드베데프(우크라이나) 이후 29년 만에 최연소다. 창은 당시 만 17세 6개월, 메드베데프는 17세 9개월이었고, 현재 알카라스는 만 18세 4개월이다.
또 알카라스는 1989년 창 이후 32년 만에 메이저 대회에서 세계 3위 이내 선수를 꺾은 최연소 선수에도 이름을 올렸다. 당시 창은 1989년 프랑스오픈에서 당시 세계 1위 이반 렌들, 3위 스테판 에드베리를 연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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