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SNS에 판지시르 점령 소식 잇달아
카불서 자축포… 저항군 "탈레반 퇴각" 주장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저항군을 소탕하고 마지막 남은 북부 판지시르 지역까지 손에 넣으면서 아프가니스탄 점령을 완전히 마무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저항군은 “거짓 선전”이라고 반박하며 결사 항전을 재차 다짐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교전을 지휘한 한 탈레반 사령관은 “전능한 알라의 은총으로 우리는 아프간 전체를 장악하고 있다. 말썽꾼(저항군)은 패퇴했고 판지시르는 우리 통제 아래 있다”고 말했다. 저항세력 거점인 판지시르는 탈레반이 1996~2001년 처음 아프간을 통치하던 시기에도 끝내 점령하지 못했던 곳이다.
소셜미디어(SNS)인 페이스북에는 판지시르 함락 소식이 무수히 올라왔다. 수도 카불에선 자축 총성도 울려 퍼졌다. 로이터는 “탈레반이 아프간에 대해 완전한 지배권을 가진 게 사실인지 여부는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저항군도 탈레반 측 주장을 일축했다. 타스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탈레반이 사람들을 겁주기 위해 전파한 루머”라며 “그들은 여러 방향에서 판지시르 침투를 시도했지만 퇴각했다”고 보도했다. 저항 세력의 구심점인 아프간 민족저항전선(NRF)을 이끄는 아흐마드 마수드도 ”파키스탄 매체에 판지시르 함락 소식이 돌고 있다”면서 “이는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저항군에 합류한 암룰라 살레 전 아프간 제1부통령 역시 “포기하지 않았다”며 끝까지 탈레반에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리는 탈레반의 침공을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땅을 지키고 있고, 저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지시르는 좁은 입구를 제외하고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천혜의 요새’로 꼽힌다. 탈레반은 파슈툰족이지만, 판지시르 주민은 대부분 타지크족이다. 저항군은 탈레반이 지난달 15일 카불에 입성한 이후 판지시르에 집결해 항전을 준비해 왔다.
탈레반은 최근 저항군과의 협상이 결렬되고 정부 구성이 임박하자 투항을 거부한 저항군 진압에 나섰다. 지난달 31일부터 잇달아 교전이 벌어졌고, 그 과정에서 양측 모두 수십 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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