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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가슴, 저절로 회복되지 않기에 조기 수술해야”

입력
2021.09.06 19: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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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서 듣는다] 이성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

이성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오목가슴과 새가슴은 저절로 낫지 않기 때문에 조기 발견해 수술하거나 교정하는 등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이성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오목가슴과 새가슴은 저절로 낫지 않기 때문에 조기 발견해 수술하거나 교정하는 등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가슴이 함몰되거나(오목가슴) 과도하게 솟아 돌출된(새가슴) 가슴 변형이라면 다른 질병과 달리 정신적 고통까지 겪게 된다. 이들 증상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사용하면서 편견의 낙인을 찍기 때문이다.

‘오목가슴ㆍ새가슴 치료 전문가’ 이성수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 “오목가슴의 경우 수술 성공률이 95%에 달할 정도로 치료 성적이 좋고, 새가슴은 수술하지 않고 보조기 착용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며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수술 통증도 줄일 수 있고 예후(豫後)도 좋다”고 했다.

-오목가슴이란.

“오목가슴(함몰흉ㆍ누두흉ㆍpetcus carinatum)은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앞가슴 복장뼈(흉골)와 주위 갈비 물렁뼈(갈비 연골)가 함몰된 가슴 변형을 말한다. 오목가슴은 국내에서 1,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목가슴이어도 대부분 자신의 가슴뼈가 심장 쪽으로 함몰된 것을 잘 알지 못한다. 정도가 심해지면 복장뼈나 갈비 물렁뼈가 심장이나 폐를 압박하므로 운동하면 호흡 곤란이나 가슴 통증, 만성 기관지염에 의한 기침, 맥박이 빨리 뛰는 빈맥(頻脈), 자신의 심장박동을 불편하게 느끼는 두근거림(심계항진ㆍ心悸亢進ㆍpalpitation), 피로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가만히 있을 때보다 움직이면 이런 증상이 심해진다. 오목가슴은 신생아나 영ㆍ유아 시기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다가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증상이 발생한다.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점점 심해진다.”

-오목가슴이라면 반드시 치료해야 하나.

“오목가슴이 생기면 심장이 뒤쪽으로 밀리면서 등뼈는 앞으로 굽고 복부가 돌출돼 불안정한 자세가 된다. 변형된 오목가슴은 저절로 회복되기 어려우므로 되도록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오목가슴 초기에는 대체로 대칭적으로 나타나지만 성장하면서 오른쪽으로 비대칭적으로 바뀔 때가 많다. 흉벽이 유연할 때 수술 등 치료를 하는 것이 통증을 줄이고 치료 후 미용적 측면에서도 좋다.

비대칭 오목가슴 가운데 좌측 흉벽이 더 함몰됐으면 심장에 가해지는 압박이 더 심해진다. 운동하다가 극심한 호흡 곤란을 겪을 수 있으므로 조기 수술을 권한다.

오목가슴은 가슴 X선 검사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면 복장뼈의 함몰 부위와 심장 압박 정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폐 기능 검사 또는 심전도 검사에서도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하다가 자녀가 운동할 때 오목가슴인 것을 알아채는 경우도 적지 않다.

치료는 수술을 시행한다. 이전에는 오목가슴 수술은 출혈이 심하고 20㎝가 넘는 흉터가 남을 정도로 큰 수술이었다. 하지만 티타늄 막대를 삽입하는 새로운 수술법이 나와 비교적 편리하게 치료할 수 있게 됐다.

양쪽 가슴에 1.5㎝ 크기의 구멍 2개를 내고 티타늄 재질 막대(너스 바ㆍNuss bar)를 넣어 내려앉은 갈비 연골을 정상 위치로 올린 후 고정한다. 수술은 1~2시간밖에 걸리지 않으며 합병증도 거의 생기지 않는다. 고정된 티타늄 막대는 수술 2~3년 뒤에 갈비 연골이 제자리를 잡으면 제거한다. 통증과 상처 모두 옛날 수술 방식과 비교할 때 획기적으로 줄었다. 수술 성공률은 95%로 매우 높다.

최근에는 가슴뼈가 그리 함몰되지 않아도 미용적 측면을 고려하고 점진적 신체 변형을 예방하기 위해 수술하려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오목가슴 수술은 흉부외과 수술 중에서 가장 아픈 수술로 여겨졌지만 통증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치료법이 나오면서 수술한 뒤 3일 정도면 퇴원할 수 있을 정도다.”

-새가슴이란.

“새가슴은 가슴 뼈가 솟아 돌출된 선천성 가슴 기형을 말한다. 4,000~5,000명에 1명 정도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가슴은 오목가슴과 달리 그냥 둬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숨이 자주 차거나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증상이 생기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러나 새가슴이 ‘겁 많고 도량이 좁다’는 비하하는 뜻으로 쓰여 질병을 앓는 이들을 두 번 울린다. 새가슴은 성장기 청소년에게 성격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오목가슴은 옷을 입으면 가려지지만 새가슴은 옷을 입어도 튀어나와 새가슴인 이들에게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새가슴인 사람 중에는 몸을 드러내야 하는 수영장 등에 가길 꺼리는 이가 적지 않다.”

-새가슴은 어떻게 치료하나.

“새가슴은 오목가슴과 달리 수술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다. 가슴을 죄는 보조기를 착용해 점진적으로 교정하는 치료를 시행한다. 보통 만 17세 이전엔 갈비 연골이 유연해 치료가 수월하다. 흉부 압박 보조기로 돌출 부위를 7개월 정도 꾸준히 눌러주면 전체 가슴이 리모델링되는 방식이다. 보조기 착용 치료를 견디지 못하거나 성실하게 착용하지 않아 교정에 실패하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통상 보조기를 착용하는 기간은 7개월 정도며, 80% 이상이 완치된다.”

[자녀의 오목가슴ㆍ새가슴 여부를 알아보는 방법]

-아이를 눕힌 상태에서 숨을 크게 들이켜게 한다. 흉벽이 돌출됐다면 선명하게 나타난다.

-아이의 앞가슴을 손으로 쓰다듬어 튀어나오거나 함몰된 부분이 없는지 살핀다.

-젖살이 빠지면 가려졌던 흉벽 기형이 나타나기도 한다.

-가슴 중앙 흉골과 양쪽 옆구리 흉벽까지 전체적으로 살핀다. 간혹 한쪽 흉벽만 돌출될 수 있다.

-급성장기에 접어든 아이는 가슴을 잘 살핀다.

-옷 갈아입기, 수영장 가기, 친구와 어울림 꺼리기 등 평소와 달라진 태도가 있는지 살핀다.

-양측 쇄골 라인이 다르게 보이면 유의해 살핀다. 잘 보이지 않는 쪽이 비대칭 새가슴일 경우도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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