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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장으로 추방, 두렵다" 탈레반 재집권 후 아프간 내 위구르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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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장으로 추방, 두렵다" 탈레반 재집권 후 아프간 내 위구르족들

입력
2021.09.05 18:50
수정
2021.09.05 18:5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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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내 위구르족 약 3,000명 추정
대중관계 고려한 탈레반이 추방할까
"중국-탈레반 관계 복잡…충돌 가능성도"

중국 신장 우루무치 다반청 지역의 수용시설로 들어가는 차량 출입구 위로 지난 4월 23일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휘날리고 있다. 다반청=AP 연합뉴스

중국 신장 우루무치 다반청 지역의 수용시설로 들어가는 차량 출입구 위로 지난 4월 23일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휘날리고 있다. 다반청=AP 연합뉴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재장악한 후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자 하루하루를 두려움에 떠는 이들이 있다. 아프간 내 위구르족들이다. 중국 신장 지역에서 국경을 넘어온 지 수십 년이 흐른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중국과의 관계 구축을 위해 탈레반이 자신들을 언제든지 추방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신장 지역을 탈출해 아프간으로 온 위구르족이 약 3,000명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1966년부터 1976년까지 이어진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 시기에 고향을 떠난 이들이 대부분이다. 숀 로버츠 미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세월이 흘러 위구르족 상당수가 아프간 시민권을 소지하고 있지만 신분증에는 '중국 난민'으로 표시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출신지를 숨기려 가명을 사용하는 위구르족도 많지만 탈레반에 정체가 발각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

국외 탈출 행렬이 벌어진 아프간 상황에서 역설적이게도 이들이 추방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중국 정부의 신장 탄압 탓이다. 중국 정부가 20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 등 무슬림 소수민족을 신장 지역 전역에 구금하는 등 인권유린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서방을 중심으로 확산돼 있다. 아프간에 거주한 지 40년이 넘은 한 위구르족 주민은 방송에서 "우리는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강제로 신장으로 돌아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두렵다"고 토로했다.

왕이(오른쪽)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7월 28일 중국 톈진에서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면담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톈진=AP 연합뉴스

왕이(오른쪽)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7월 28일 중국 톈진에서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면담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톈진=AP 연합뉴스

이들의 우려가 현실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탈레반에게 비교적 우호적 입장을 보인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라 탈레반으로서는 당장 중국의 지지가 절실하다. 국제사회 대부분이 재정지원을 끊어 엉망이 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도 중국의 손을 잡을 여지가 높다. 이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 탈레반이 위구르족을 신장으로 보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이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위구르 인권프로젝트'가 지난 6월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1997년 이후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각국에서 위구르인이 추방, 인도되거나 중국으로 송환되는 사례가 최소 395건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중국과 탈레반의 관계가 언제 틀어질지는 알 수 없다. 탈레반에 실용적 입장을 취한 중국이지만 근본주의 이슬람 확산이 존립 이유인 탈레반이 달갑지 않은 게 현실이다. "어떤 세력도 아프간 영토를 이용해 중국에 해를 끼치는 일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탈레반의 약속에도, 현지 분위기가 중국 내 신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걱정을 지울 수 없어서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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