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검찰발 ‘고발 사주’ 의혹을 놓고 6일 여야가 국회에서 처음 맞붙었다. 하지만 아직 사건의 실체조차 불분명한 탓인지 ‘한 방’은 없었다. 이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의혹의 종착역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해 사건 키우기에 급급했고, 국민의힘 역시 논란 자체를 ‘지라시(사설정보지)’로 치부하며 의미를 축소하는 데 집중했다.
고발 사주 의혹은 지난해 4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손준성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사법연수원 동기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여권 인사들에 대한 야당 차원의 검찰 고발을 요청했다는 내용이다. 손 검사는 현재 고발 요청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김 의원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확인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권은 손 검사가 윤 전 총장의 최측근이었던 만큼, 사건 배후에 윤 전 총장이 있다고 강하게 의심한다.
野 "지라시, 정치공세" 與 "검풍, 국기 문란"
국민의힘은 이날 고발 사주 의혹을 처음 알린 인터넷매체 뉴스버스 보도를 깎아 내리는 데 열을 올렸다.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인 윤한홍 의원은 보도를 지라시로 일축하며 “정치공세를 통해 의혹 부풀리기를 하는 상임위를 하겠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총장 대선캠프 총괄실장인 장제원 의원도 “민주당이 허접한 기사를 갖고 정치쇼를 하기 위해 법사위를 이용하는 것에 심각하게 유감을 표한다”고 거들었다.
민주당은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의혹 보도한 언론사를 지나치게 폄하하는 것을 보니 뭔가 두려운 게 많은 것 같다”고 반격했고,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은 “근거 없는 (윤 전 총장) 방어를 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최 의원은 본인이 고발 사주 논란에서 검언유착 거짓 의혹 제기로 윤 전 총장의 명예를 훼손한 피고발 요청 대상으로 등장한다. 민주당은 “검풍(檢風) 사건(소병철 의원)” “국기문란 사건(이수진 의원)” 등 자극적 용어를 써가며 의혹을 게이트급 사건으로 몰고 가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박범계 "대검과 합동감찰 추진"
의혹 규명의 핵심은 고발 사주가 실제 이뤄졌는지, 배후에 윤 전 총장이 있었는지 등이다. 그러나 이날 현안 질의에서는 진실에 접근할 만한 단 하나의 사실도 드러나지 않았다. 앞서 2일 대검 감찰부에 진상조사를 지시한 김오수 검찰총장이 정치적 중립을 이유로 법사위에 출석하지 않아 정보가 부족했던 것도 겉핥기식 질의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이날 국회에 나온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엄정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며 “대검과 합동감찰 등 추가적인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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