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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장 작성자 누구? 텔레그램 대화방 조작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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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장 작성자 누구? 텔레그램 대화방 조작 가능성은?

입력
2021.09.06 17:30
수정
2021.09.06 21:5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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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사주 의혹 제기되는 의문]
①고발장 작성, 손준성 검사 아닌 제3 인물?
②고발장 보낸 사람 손준성으로 바꿀 수도?

대구고검 전경. 뉴스1

대구고검 전경. 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당시 검찰이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야당에 요청했다는 '고발 사주' 의혹의 파장이 커지면서, 고발장 대리 작성 가능성과 텔레그램 전달 경로 조작 가능성 등 정치권을 중심으로 다양한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선 고발장 작성자가 손준성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맞는 것인지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인터넷매체 뉴스버스 보도에 따르면 고발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손준성 검사→김웅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관계자'로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달자로 지목된 손 검사가 고발장을 직접 작성했다는 정황은 아직 드러난 게 없다. 전달자가 곧바로 고발장 작성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검찰 내부에선 고발장 작성자가 손 검사가 아닐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지방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고발장 작성을 다른 검사나 수사관, 또는 외부 법조인이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 검사는 6일 의혹 제기 후 첫 공식 입장을 통해 "제가 고발장을 작성하거나 첨부자료를 김웅 의원에게 송부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을 거쳐 미래통합당 관계자에게 고발장 등을 건넨 ‘최초 전달자’를 곧바로 손 검사로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의구심도 제기한다. 전달자 이름을 수신자가 바꿀 수 있는 텔레그램의 특성 때문이다.

손 검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의 핵심 근거는 김 의원이 미래통합당 관계자에게 보낸 고발장 사진 위에 ‘손준성 보냄’ 문구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텔레그램에서는 A가 B에게 보낸 사진을, 다시 B가 C에게 전달하면 B와 C 사이의 대화방 사진 위에 'A 보냄'이라는 문구가 나타난다. 이를 근거로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보낸 사진이 김 의원의 ‘전달 기능’을 통해 다시 미래통합당 관계자에게 전달됐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사진을 전달받은 최종 수신자 C가 A의 번호를 휴대폰에 저장하면서 전혀 다른 D의 이름으로 저장해 놓았다면, ‘D 보냄’이라고 표시된다. 김 의원이 손 검사가 아닌 제3의 인물에게서 받은 사진을 미래통합당 관계자에게 보냈는데, 이 관계자가 제3의 인물 번호를 ‘손준성’이라고 저장했다면 실제 전달자가 손 검사가 아님에도 ‘손준성 보냄’이라고 표시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검찰 내에선 제기되는 가능성 모두 입증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간부는 "손 검사와 김 의원 사이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지만 이미 대화방이 없어졌다면 고발장이 전달됐다는 점을 증명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로 대화방 조작설을 증명하기 어려운 것도 마찬가지라 명쾌하게 결론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법조계에선 대검 감찰부에서 진행 중인 진상 조사에 주목한다. 감찰부가 확보한 수사정보담당관실 컴퓨터에서 고발장 작성과 관련한 증거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감찰부는 해당 컴퓨터 분석 결과에 따라 손 검사 대면 조사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손 검사는 이날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이로 인한 명예훼손 등 위법행위에 대하여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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