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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실신하는데… 법정서 당당한 김태현 "우발적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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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실신하는데… 법정서 당당한 김태현 "우발적 살해"

입력
2021.09.06 18:57
수정
2021.09.0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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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재판서 유족 여러차례 오열
"김태현, 파렴치해… 죽어야 마땅"
김태현 "소리 질러 살해" 우발적 살해 재차 주장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4월 9일 서울 도봉구 도봉경찰서에서 북부지검으로 이송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4월 9일 서울 도봉구 도봉경찰서에서 북부지검으로 이송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살겠다고 반성문 쓰면서 안간힘 쓰는 게 너무 파렴치합니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태현(25)에 대한 재판이 열린 법정 안은 유족들의 흐느낌이 끊이지 않았다. 유족들이 눈물을 흘리며 엄벌을 호소하는 순간에도 김태현은 미동도 없이 눈을 감고 있었다. 오히려 우발적 살인임을 거듭 강조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부장 오권철)는 6일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김태현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고 유족 2명에 대한 증인신문과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세 명의 피해자 중 모친의 언니이자 숨진 두 자매의 이모인 증인 A씨는 한 가족의 목숨을 앗아간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호소했다. A씨는 "연로한 어머니께 숨진 동생은 가장 아픈 손가락이어서 사망 사실을 여태 알리지 못했다"며 "어머니를 보면 눈물부터 나서 면회조차 못 가고 있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엄벌 촉구 국민청원을 올렸는데 10만명 넘게 동의를 해줬다"며 "댓글에 살려주지 말라, 사형시켜라, 인간이 아니다 등의 내용이 수없이 달렸다. 범인이 죽어 마땅하다는 생각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김태현은 자신을 노려보는 시선에도 표정 변화조차 없었다.

이날 A씨는 증언 도중 여러차례 오열해 증언을 마친 후 실신했다. 또 다른 유족 증인 B씨를 비롯해 방청석에 앉아있던 다른 유족들도 눈물을 흘리기 마찬가지였다. 반면 처음으로 법정에서 입을 연 김태현은 긴장한 기색조차 없었다. 대체로 단답형 답변이었지만, 말투는 대체로 당당했다.

김태현 측은 줄곧 피해자 중 큰 딸에 대해서만 살해를 계획했고, 나머지 가족은 우발적인 살해라고 주장해왔다. 범행 과정에서 다른 가족을 마주할 경우 흉기와 청테이프로 제압할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김태현은 이날 "청테이프로 (여동생을) 제압하려던 것이 맞고, 입을 막고 손을 묶었다"며 "눈을 가리려는 순간 반항이 격해지고 소리를 크게 질러서 살해하게 됐다"고 재차 우발적 살해를 주장했다. "입을 막고 있는데 어떻게 소리를 내냐"는 검찰의 지적에는 "코로도 소리가 나온다"고 해 유족의 비웃음을 샀다. 검찰에 따르면 현장에서 청테이프는 발견되지 않았다. 검찰의 이같은 지적에는 그는 "변기에 버렸다"고 해명했다.

재판부는 이달 13일 공판기일을 열어 변호인 측 반대신문을 진행한 뒤 공판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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