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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 깎고 슬라이더 장착… 양키스 잠재운 '절치부심' 류현진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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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 깎고 슬라이더 장착… 양키스 잠재운 '절치부심' 류현진의 진화

입력
2021.09.07 15:37
수정
2021.09.07 16:5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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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이닝 6K 무사사구 무실점?
시즌 13승, 다승 단독 2위?
최고구속 151㎞ 등 뛰어난 구위
류?“레이 연구해 슬라이더 장착”

토론토 류현진이 7일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그간 길렀던 수염을 정리해 깔끔한 모습이다. 뉴욕=AP 연합뉴스

토론토 류현진이 7일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그간 길렀던 수염을 정리해 깔끔한 모습이다. 뉴욕=AP 연합뉴스

토론토 류현진(34)은 2006년 KBO리그 데뷔 때부터 ‘괴물’로 불렸다.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현재도 ‘코리안 몬스터’로 통한다. 뛰어난 체력관리와 완벽한 제구력 외에도 경쟁자의 구질까지 손쉽게 습득하며 변화를 이뤄와 붙은 별명이다. 같은 팀에서 뛴 구대성(은퇴), 조쉬 버켓(은퇴),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을 스승으로 삼은 결과다. 류현진은 7일 등판한 뉴욕 양키스전에서 또다시 진화한 모습을 보이며 8월의 부진을 씻어내고 13승을 이뤄냈다.

류현진은 이날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양키스전에서 6이닝 동안 3안타만 허용하고 6탈삼진 무실점 경기를 만들며 8-0 팀 승리를 견인했다.

직구 평균구속이 평소보다 3㎞나 더 나온 148㎞의 좋은 구위를 선보였다. 여기에 제구가 이뤄진 팔색조 구질을 가미하자 양키스 강타선은 맥을 추지 못했다. 80구만으로 6이닝을 처리하는 효율적인 투구가 이뤄진 원동력이다.

3경기 만에 13승(8패)을 수확한 류현진은 팀 5연승을 이끌며 2위 보스턴과 승차를 3경기로 좁혔다. 또 다승 1위 게릿 콜(양키스14승)에 1승 차이로 다가섰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92에서 3.77로 낮췄다.

지난달 부진을 털기 위한 듯 수염을 정리하고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팀 동료 로비 레이처럼 슬라이더를 활용했다. 류현진은 빅리그 진출 이후 타자들이 자신의 주무기 체인지업에 적응하자, KBO리그에서 던지지 않던 투심, 커터, 커브 등 새 무기를 장착하며 정면 돌파해왔다. 상대가 특정 구질을 노릴 수 없도록 구질을 다양화 한 것이다.

이번의 벤치마킹 상대는 아메리칸 리그 평균 자책점 1위(2.60) 레이였다. 류현진이 1회말 첫 타자인 DJ 르메이휴에게 직구를 몸에 붙인 뒤 몸쪽으로 슬라이더를 던져 땅볼로 잡아낸 것이나, 5회 글레이버 토레스에게 슬라이더로 몸쪽 경계심을 갖게 한 뒤 바깥쪽에 직구를 던져 삼진 처리한 것이 레이가 자주 사용하는 투구 패턴이다.

슬라이더는 커터처럼 직구와 비슷하게 오다가 홈 플레이트에서 우타자 몸쪽으로 휘는 궤적은 비슷하지만, 보다 느리고 움직임이 커 타자들 스윙 타이밍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팔에 무리를 주는 구질인 만큼, 류현진은 자제해왔다. 류현진은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레이 선수를 공부했다. 던질 수 있는 구종이어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봤다. 지난 경기부터 본격적으로 던졌고, 오늘 효과를 봤다”고 경기 뒤 화상 인터뷰를 통해 설명했다.

베이스볼서번트는 류현진이 커터(슬라이더 포함)를 전체 투구 가운데 28%인 22개를 투구했다고 기록했다. 레이처럼 투구의 상당 비중을 슬라이더로 채운 것이다. 체인지업은 26%(21개)였다. 6회까지만 던진 류현진은 “모든 구종이 올 시즌 가장 힘이 좋았지만, 평소에 안 던진 슬라이더를 오랜만에 많이 던져 몸에 타이트한 느낌을 받았다. 무리하고 싶지 않아 감독, 투구코치와 이야기하고 교체하게 됐다. 다음 등판에는 문제없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슬라이더뿐만 아니라 직구 구속도 레이와 버금갔다. 최고 151㎞까지 속도가 나오자 타자들 배트가 따라오지 못했다. 4회 강타자 조이 갈로를, 글레이버 토레스를 각각 삼진으로 돌려세운 구종이 모두 직구였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초반 류현진을 봤을 때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기대했고, 역시 양키스 좋은 타선을 상대로 강한 직구, 슬라이더를 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MLB닷컴은 “토론토는 빅게임을 맡길 투수 영입을 위해 2019년말 류현진과 계약했고, 류현진은 오늘 그 믿음에 부응했다”며 “그는 6월부터 지난달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 제 몫을 했다”고 평가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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