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역세권 주민들, 공공주도 고밀개발에 반기..."생존권 침해"

"정부 신규 공공택지 사업, 구도심? 재개발에 타격"

공공주도 반대 전국연합 인천지역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7일 오전 남동구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환직 기자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추진하는 공공주도 고밀개발 사업에 인천 역세권 주민들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3080플러스(+) 공공주도 반대 전국연합 인천지역 공동비상대책위원회(인천 비대위)는 7일 오전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설익은 정책으로 사유재산권과 거주권, 생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25년까지 서울 32만 가구, 전국에 83만 가구를 공급하는 3080+ 사업은 역세권, 저층주거지, 준공업지 등을 개발하는 도심공공주택복합 사업과 공공정비(재개발·재건축·직접 시행), 주거재생혁신지구, 소규모 정비 사업으로 이뤄진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반대 목소리 대부분이 도심 복합 사업 후보지를 중심으로 나온다는 점이다. 인천 비대위는 미추홀구 제물포역세권과 부평구 굴포천·동암역세권 주민들로 구성됐다.

장금성 제물포역세권 회장은 "3080+는 공익사업이라는 명분 아래 3분의 2 주민 동의를 받아 나머지 3분의 1 주민의 사유재산과 거주지를 강제 수용하는 정책"이라며 "투기 과열을 조장할 뿐만 아니라 찬반 주민 간 첨예한 갈등과 분열도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업 찬성 동의서는 공식서식이 있는데, 반대는 공식서식조차 없다"며 "구월2지구를 비롯한 정부의 신규 공공택지 추진 계획은 구도심 일대 재개발에 타격을 줘 3080+ 사업이 장기 지연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공개한 3080+ 사업 민간 제안 통합 공모 결과에 따르면 경기, 인천 등 6개 시도에서 총 70곳(8만6,887가구)이 신청을 했다. 도심 복합이 34곳, 공공정비가 13곳, 주거재생혁신지구 3곳, 소규모 정비 20곳이다. 이중 최소 27곳에서 사업에 반대하는 비대위가 꾸려졌다.

지난달 24일 인천 미추홀구 제물포역세권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 대상지 사업 추진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공공주도 반대 전국연합 인천지역 공동대책위원회 제공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