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의 최종 단계인 잠수함 탑재 수중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한다. 지난해 지상발사, 연초의 수중발사 시험에 뒤이어 이번에 공기압력으로 미사일을 물 밖으로 밀어내 엔진을 점화시키는 ‘콜드론치’ 검증까지 마쳤다. 2015년 북한의 SLBM인 북극성-1형 시험발사 이후 개발에 나선 지 6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국산 SLBM은 한두 차례 시험발사를 거쳐 3,000톤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에 탑재될 예정이다. 그러면 한국은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인도 중국 북한에 이은 세계 8번째 SLBM 보유국이 된다.
SLBM의 개발은 단지 새로운 무기체계를 확보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 SLBM은 조기 탐지가 어려운 잠수함에서 은밀하게 수중 발사된다는 점에서 ‘게임 체인저’로 평가된다. 북한이 오래전 SLBM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런 측면에서다. 실제로 핵 탑재 SLBM으로 미국을 직접 겨냥하게 되면 핵 협상 국면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우리 군이 SLBM 개발을 공식 확인하지 않고 쉬쉬하는 것은 이런 민감성 때문이겠지만 이는 단견에 불과하다. 물론 전략무기의 보안을 유지할 이유가 크고, 주변국에 미칠 파장 역시 만만치 않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2일 서해 시험발사 때 중국 정보함이 흑산도 앞바다에 출몰한 것도 이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그럴수록 군은 SLBM 개발의 목표를 밝혀 불필요한 논란을 막아야 한다. 사실 SLBM 보유 7개국은 핵 보복공격의 전략적 수단으로 이를 운용하고 있다. 핵이 없다면 탄두가 작은 SLBM의 효용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핵을 보유하지 않은 한국의 SLBM 개발을 의심하는 눈이 적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벌써 한국을 잠재적 핵 보유국으로 간주하거나 일본도 SLBM 개발에 나설 것이란 관측을 하는 상황이다. 군은 북핵 위협에 대비하는 무기체계 구축에 비핵 SLBM 개발도 예외가 아닌 점을 분명히 해 이런 의구심을 씻어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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