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학생들에게 성관계 요구·성희롱 발언
인격모독·차별 주도…학생 노동력 사적 착취도
"영구파면, 피해자 보호" 요구…내달 고발 방침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 관계자들이 8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서 A교수 피해사례 폭로 및 파면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익대 미대 교수가 2018년부터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학생들에게 성관계를 요구하고 성희롱 발언을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학생들은 해당 교수가 권력형 성폭력뿐 아니라 괴롭힘을 주도하고, 교권을 남용해 노동력을 착취하는 등 인권유린을 자행했다고 폭로했다.
홍익대 미대 학생회 등 학내외 20개 단체로 구성된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은 8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A교수에 대한 조속한 파면 및 피해자 보호조치를 학교 측에 요구한다"며 "공론화를 통해 추가 피해 신고를 접수한 뒤 수사기관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A교수의 가해 사례도 공개했다. 피해학생 10여 명의 제보에 따르면, A교수는 학생에게 자신의 성경험을 이야기하다가 "너랑 나랑 언젠가는 성관계를 하게 될 것 같지 않냐. 차라리 날짜를 잡자"며 휴대폰 달력을 들여다봤다.
학부생들에게 각자의 성경험에 대해 말하도록 강요하고, 특정 학생에게는 "너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눈으로 쳐다보면서 사실은 제일 밝힐 것처럼 생겼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학원생에게는 "너는 작업 안 했으면 N번방으로 돈 많이 벌었을 것 같다"고 범죄를 희화화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일부 학생에게 "진짜 패주고 싶다. 내 학생만 아니었어도" "너는 멘트가 구타를 유발한다" 등 비하 발언을 일삼았단 증언도 나왔다. A교수가 "사람 한 명 잘 되게 하는 건 어려운데, 앞길 막는 건 정말 쉽다" "협박하는 것 맞다. 분란 만들면 앞으로 미술계에 발도 못 붙이게 하겠다"고 말한 적도 있다고 공동행동은 주장했다.
A교수가 자신이 운영하는 매장 등에 학생들을 불러 일하도록 시키고, 사적인 자리에 학생들을 참석하도록 강요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출석이나 과제 등 학점 요건을 채웠어도 마음에 들지 않는 학생은 F 학점을 주고, 마음에 드는 학생은 기말 과제를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A+ 학점을 주는 등 성적 처리도 불투명하게 했다는 폭로도 있었다.
공동행동은 이날 폭로는 피해자 다수의 공통된 증언이 확보된 사례만을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행동은 A교수에게 사실관계 인정과 공개 사과, 그리고 피해학생을 특정하고 협박하는 2차 가해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홍익대 측에는 A교수에 대한 영구 파면요구서를 전달하고, 피해학생 신상 보호와 함께 진상조사 및 교수윤리헌장 제정을 요청했다.
공동행동은 이날부터 한 달간 피해사례 신고를 접수해 10월 중 A교수를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홍익대 노동자·학생 연대 '모닥불'의 김민석 위원장은 "학교 정관상 직위해제와 공간분리는 당장이라도 가능하다"며 "신속히 조치를 보장받고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학교 측과 긴밀히 협력하고 압박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익대 측은 이날 공동행동이 제기한 주장에 대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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