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2단계 검찰개혁 입법 나설 것"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상징되는 '검찰개혁 시즌2' 깃발을 다시 들어올렸다. 4·7 재·보궐선거 참패 후 당내에선 검찰개혁의 목소리가 다소 잦아들었지만, 최근 불거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으로 검찰개혁의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윤호중 "檢, 정치공작 행태 전모 드러나"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윤석열 검찰'의 정치공작 행태의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며 "검찰이 정치에 개입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서초동에서 불법정치를 했다. 야당과 내통해 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민주당은 2단계 검찰개혁 입법에 나서겠다. 무너진 정의를 반드시 다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의혹을 '검찰개혁'의 명분으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을 향해서는 "국민 앞에 사죄하고 수사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며 "국민의힘도 관련자 전원을 즉각 출당시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검찰에 대해선 "오랜 시간 국민 위에 군림했다"며 "권력과 결탁하고 제 식구 감싸기로 기득권을 보호하고 권한을 남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검경 수사권을 조정하고 공수처(고위공직자수사처)를 설치했지만 견제와 균형을 이뤘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당 지도부·대선주자들도 총공세 나서
민주당은 4·7 재보궐선거 참패 원인 중 하나가 무리한 개혁입법 추진에 있다고 보고, 검찰개혁과 의도적 거리두기를 해왔다. 대신 최근 들어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처리에 주력해왔다.
민주당이 그럼에도 '2단계 검찰개혁'을 다시 꺼낸 것은 이번 의혹으로 검찰개혁을 추진할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검찰개혁의 확실한 이유가 생겼다"며 "국민의힘이 반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2일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의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 윤 전 총장과 검찰을 겨냥한 총공세를 펴고 있다. 그간 대선주자들도 당내 경선에서 강성 지지층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해왔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달 윤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검찰개혁특위 재가동을 요구한 바 있다. 당내 강경파 모임인 '처럼회'도 지난달 검수완박 필요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尹 '27일 언론중재법 처리' 재천명
당내 대선주자 중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검찰의 표적수사 의혹 보도도 동력 마련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KBS는 전날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2017년 인터넷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 혐의로 사업가 이모씨를 수사하면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비위 행위를 진술하라고 압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 지사 캠프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은 "권력을 남용한 사람 사냥"이라며 검수완박의 필요성을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당은 후보를 위한 지원 작업을 해줘야 한다"며 "검찰개혁은 후보가 선출되는 10월 이후 본격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언론중재법 처리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그는 "여야는 27일 가짜뉴스 피해구제법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며 "유튜브 등 1인 미디어 가짜뉴스에 대한 피해 예방과 구제책을 마련하고, 언론 자유를 제한하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에 관한 논의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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