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재선거 출마 기자회견서 망언 남발
“무라야마 담화, 일본 일방적 나쁘다고 사죄”
과거 일본의 침략전쟁 책임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한 적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장관이 8일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무라야마 담화'를 “일방적으로 일본이 나쁘다고 사죄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대신 수정주의 역사관으로 얼룩진 '아베 담화'를 치켜세웠다. 다카이치 전 장관은 일본 국회의원 중 “보수 중에서도 가장 오른쪽”으로 평가받는 극우성향으로, 이달 말 예정된 총재 선거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전 장관은 이날 오후 4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된 기자회견을 통해 총재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의원 20명의 추천을 받고 출마회견을 한 것은 기시다 후미오 전 정조회장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회견에서 ‘아베노믹스’를 계승한 ‘사나에노믹스’를 통해 물가상승 2%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제시했다. 이와 함께 물가목표 달성까지는 재정 균형 목표는 동결하고 재정 투입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경제 살리기 정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 등을 내놓았다.
역사 인식과 관련된 발언은 질의응답에서 나왔다. 교도통신 기자가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에 대한 입장을 묻자, 다카이치 전 장관은 “아베 내각 때 ‘(종전) 70년 담화’란 것이 나왔다”며 “무라야마 담화와 70년 담화의 차이점은 분명하다”고 답했다. 그는 “무라야마 담화 때는 일본이 일방적으로 나쁘다고 사죄를 하는 것이었지만, 아베 내각의 70년 담화는 과거로부터 역사를 세계사적으로 돌이켜보고 있다. 당시는 세계 각국, 특히 구미에서 식민지 지배란 것도 있었고, 전쟁에 돌입해 버린 불행한 역사도 있었다”고 말했다. ‘침략 전쟁’의 책임을 인정하고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표명한 무라야마 담화를 깎아내리고, 일본의 전쟁과 식민 행위는 세계사적으로 비슷한 일이 많았다며 ‘물타기’한 것이다.
그는 예전에도 아시아 국가 침략을 사죄한다는 1995년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 2002년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 “조사하고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2013년에도 “담화에 ‘침략’이란 문구가 들어간 것은 맞지 않다”며 부정적 견해를 피력한 적 있다.
고노 담화에 명시돼 있는 ‘종군 위안부’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위안부라 불리는 분들은 있었지만 ‘종군 위안부’라는 표현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 책임을 부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문부과학성에 올바른 역사교육을 하라는 제안을 계속해 한때 교과서에서 모두 그 용어를 삭제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올해 그 용어를 사용한 1개사가 있다고 들었다”면서 “(역사를) 올바르게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서도 “한 사람의 일본인으로서 신앙의 자유를 바탕으로 참배를 계속하는데, 이것이 비판받는 것은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면서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에 참배를 계속할 뜻을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