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위급상황 잦은데 어쩌나’ 꽉 막힌 노인요양원 진입로
알림

단독 ‘위급상황 잦은데 어쩌나’ 꽉 막힌 노인요양원 진입로

입력
2021.09.09 20:00
10면
0 0

동두천 요양원 진입 구간 막혀?
토지주 '사유지' 이유로 막아

8일 찾은 경기 동두천 생연동의 한 요양원 진입로가 건축 자재 등으로 막혀 있다. 이종구 기자

8일 찾은 경기 동두천 생연동의 한 요양원 진입로가 건축 자재 등으로 막혀 있다. 이종구 기자

토지 사용 문제로 노인요양원과 갈등을 빚던 땅 주인이 요양원 진입로를 한 달 넘게 막고 있어 논란이다. 해당 요양원에는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이 생활 중이라, 응급 상황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기자가 찾은 경기 동두천 생연동에 위치한 해당 요양원 진입로에는 쇠파이프 4개와 조립식 패널이 설치돼 있었다. 진입로 폭이 3, 4m에 불과해 차량 통행은 불가능했다.

요양원에 따르면, 진입로가 막힌 건 지난달 2일이다. 당초 요양원 진입로 구간 69㎡의 땅은 3명의 공동 소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요양원은 2019년 11월, 해당 토지 소유주의 사용 승낙을 받은 뒤, 지난해 2월 요양원 문을 열었다. 하지만 지난 4월 소유주 중 1명의 지분을 제3자가 매입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새로 토지를 매입한 땅 소유주가 '사유지'를 명분으로, 사용 승낙 요청을 거부한 것이다.

한 달 넘게 요양원과 해당 소유주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요양원에 입소해 있는 25명 노인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의 경우, 위급 상황 발생 시 요양원 입구까지 구급차가 진입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지만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도로에서 요양원 입구까지 거리는 50m 정도다.

8일 찾은 경기 동두천 생연동의 한 노인 요양원 진입로가 건축 자재 등으로 막혀 있다. 이종구기자

8일 찾은 경기 동두천 생연동의 한 노인 요양원 진입로가 건축 자재 등으로 막혀 있다. 이종구기자

실제로 지난 5일 요양원에서 생활 중인 70대 암 환자의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긴급 후송되는 과정에서 이송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요양원 관계자는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들것에 실어 도로까지 옮겨 구급차에 태웠다"며 "요양원 특성상 응급처치가 필요한 상황이 잦은데, 신속한 대처가 어려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소유주는 "요양원이 우리 측 토지 교환 요구를 거부해 부득이하게 길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요양원 측은 법적 대응까지 나설 계획이지만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5일 119구급대원들이 요양원 진입이 막히자 도로 옆에서 위급상황에 처한 70대 노인을 구급차에 태우고 있다. 요양원 제공

5일 119구급대원들이 요양원 진입이 막히자 도로 옆에서 위급상황에 처한 70대 노인을 구급차에 태우고 있다. 요양원 제공

중재에 나선 동두천시도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해당 진입 구간은 지목은 도로가 맞지만, 도로법상 도로가 아닌 것으로 확인돼 행정조치가 어렵다"며 "중재 노력은 해봤지만 실패했고, 향후 추가 진입로 확보 등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