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12억 이하 주택은 공동명의 유리
12억 이상은 주택 보유 기간·나이 등 '공제' 고려해야
부부 공동명의로 집을 한 채 보유하고 있는 김모씨는 최근 고민에 빠졌습니다. 올해 1세대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이 공시가격 9억 원에서 11억 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된 반면, 공동명의는 각각 6억 원씩 총 12억 원 이하는 공제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공제 수준을 고려하면 공동명의를 그대로 유지하는 게 낫지만, 1세대 1주택자에만 주어지는 혜택을 생각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이달 말까지 국세청에 “단독명의자와 같은 방식으로 종부세를 내겠다”는 특례 신청을 해야 하는데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집을 소유했다가 팔 때 붙는 양도소득세는 단독보다 공동명의가 유리합니다. 차익이 클수록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누진세 특성 때문이죠. 한 집에 차익이 똑같이 2억 원이어도 단독명의는 2억 원을 기준 삼아 세율을 매기지만, 공동명의라면 1억 원씩으로 나눠 좀 더 낮은 세율이 매겨지는 식입니다.
하지만 종부세는 사정이 다릅니다. 지난해까지는 1세대 1주택인 경우 9억 원까지, 1주택을 공동명의로 가진 경우에는 1인당 6억 원씩 12억 원까지 공제를 받은 뒤 남은 주택 가치에 따라 세금을 냈습니다. 하지만 올해 1세대 1주택 공제 기준이 11억 원으로 높아지면서 공제 혜택 차이가 3억 원에서 1억 원으로 줄었습니다.
언뜻 기본공제 규모만 보면 여전히 부부 공동명의가 유리해 보입니다만 △고령자 세액공제 △장기보유 세액공제 등 다른 세제혜택은 1세대 1주택 단독명의자에게만 주어집니다.
이렇게 납세자의 사정마다 세금이 달라지니, 국세청도 올해부터 특례를 신설해 공동명의로 세금을 낼지 아니면 종부세를 낼 때만 1주택자로 인정을 받을지를 선택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경우 부부 중 더 많은 지분을 가진 사람이 납세 의무자가 되고, 두 사람의 지분이 같은 경우에는 납세 의무자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우선 공시가격이 11억~12억 원 사이라면 공동명의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각자 6억 원까지는 공제돼 종부세는 안 내도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12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부부 중 한 명이 고령자 세액공제 대상인지, 장기보유자 공제(5년 이상 보유시)는 조건이 어떤지 따져야 합니다.
고령자 세액공제는 만 60세 이상 1주택자의 나이에 따라 세금 20~40%를 깎아주는 제도입니다. 장기보유 세액공제는 5년 이상 보유했을 때 세금 20~50%를 줄여줍니다. 두 공제를 더했을 때 공제 한도는 최대 80%입니다.
만약 공시가격 20억 원인 주택을 65세 남편과 60세 부인이 절반씩 15년간 보유 중이라면, 부부 공동명의로 종부세를 내면 각각 164만 원씩 약 328만 원을 내야 합니다. 하지만 단독명의로 신청을 한다면 산출 세액은 더 많지만, 여기다 고령자 공제(30%), 장기보유 공제(50%)를 적용받아 실제 낼 세금은 125만 원까지 줄어듭니다.
도움말 주신 분 : 김완일 세무법인 가나 대표세무사(서울지방세무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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