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베트남, 점진적 관광지 개방 추진?
"푸껫?감염사태… 현지 상황 더 지켜봐야"
태국과 베트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해선 여행지의 빗장을 풀기로 결정했다. 섬 휴양지를 시작으로, 내륙의 인기 관광지도 순차적으로 개방해 붕괴 직전인 관광산업을 되살리려는 의도다. 그러나 이미 개방된 관광지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는 등 감염 위험이 사라지지 않고 있어, 두 나라에 대한 여행 결정에는 여전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방콕포스트와 뚜오이쩨 등 현지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태국 정부는 지난 7월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관광을 허용한 푸껫섬에 이어 다음 달부터 방콕과 치앙마이 등 다른 유명 관광지 5곳도 재개방을 진행키로 10일 결정했다. 최북단 치앙라이 등 21개 관광지 여행도 추가 허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장기화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아무리 늦어도 내달 중순까지 (대다수 관광지에 대한) 재개방이 현실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 역시 관광 재활성화 의지가 강하다.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는 다음 달 1일부터 섬 지역인 푸꾸옥을 외국인 백신 접종 완료자를 상대로 6개월간 시범 개방한 뒤, 주요 관광지에 대한 여행 가능 여부도 결정할 예정이다. 추가 여행 후보지는 내륙의 △하롱베이 △호이안 △냐짱 △달랏 등이다. 베트남 관광청(VNAT) 관계자는 "푸껫과 마찬가지로 푸꾸옥도 개별 입국을 통한 자유여행은 불가하다"며 "일단 3,000여 명의 관광객을 받아 본 다음, 상황이 악화되지 않으면 1만 명까지 인원을 늘려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국 정책의 주요 타깃층에는 한국인 관광객도 포함돼 있다. 한국 여행사들 역시 태국·베트남 여행 상품을 다시 기획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다만 현지에선 동남아 여행과 관련해 여전히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실제로 전날 기준 양국의 일일 확진자 수는 각각 1만4,029명(태국), 1만1,927명(베트남)에 달한다. 2만 명을 넘나들던 최악의 시기는 지났지만, 지금도 고위험 국가인 것은 분명하다. 이에 두 나라는 재개방 지역 주민들의 백신 접종률이 높아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재개방 첫 달, 지역 감염자가 100명을 넘어서고 지난달 최대 256명이 추가 감염된 푸껫 사례가 있어 신뢰도가 낮다. 양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푸껫은 재개방 당시 주민 70% 이상이, 푸꾸옥도 최근 90%가량이 백신을 맞았다.
변이 바이러스의 강력한 전파력도 '체크 포인트'다. 81% 백신 접종 완료율을 자랑하는 인구 560만 명의 싱가포르는 이달 10일 신규 확진자가 568명이나 발생했다. 동남아 최고 수준의 의료 시설과 높은 생활 통제력을 갖춘 싱가포르마저 변이를 멈추지 않는 코로나19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한다는 얘기다.
14년째 동남아에서 관광사업을 하고 있는 하노이의 A여행사 대표는 "낮은 경제 자립도 때문에 두 섬(푸껫, 푸꾸옥) 모두 식품과 관광물자 보급 과정이 필수적이라 내륙의 전염병 상황에서 완전히 독립되기는 어렵다"며 "의료 시설 부재와 시스템화하지 않은 방역 정책까지 고려하면 당분간은 현지 상황을 면밀히 살펴본 뒤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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