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 비난 위해 금지된 '남조선 영상' 인용
북한 매체가 우리 군의 고질적 악습인 가혹행위를 묘사한 넷플릭스 드라마 'D.P.'를 언급하며 "지옥과 같은 남조선 군살이의 실상을 깡그리 파헤쳤다"고 소개했다. 그간 남한 군 안팎의 사건·사고를 비판 소재로 삼아 왔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드라마 내용을 바탕으로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11일 "최근 남조선(남한)에서 군부의 심각한 부패상을 폭로한 TV극 'D.P.'가 커다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군무이탈(탈영) 체포조의 이야기를 담은 이 드라마는 장병 간 가혹 행위와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며 군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묘사해 화제와 논란을 낳고 있다.
메아리는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인 폭력행위와 가혹행위로 인한 고통을 견디지 못해 탈영한 대원들을 추적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남조선 군에 만연된 기강해이와 폭력행위, 부패상을 그대로 폭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전 시기 TV극과 달리 사병들이 왜 탈영하지 않으면 안됐는가를 생동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매체는 "실제로 발생했던 극단적이고 충격적인 사건들을 담은 것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영화 평론가들은 군대의 실상을 그대로 영화로 옮겨 놓은 것 같다, 실제 군대에서 실시간 감시촬영기를 달고 촬영한 것 같다"고도 했다.
남조선 군대 조롱은 북한의 대남 비난 단골 소재다. 지난 6월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남측) 군부는 여군을 한갓 변태적인 성적 요구를 충족시켜 주는 대상, 2등 군인으로 여길 뿐"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지난해 3월에는 "남조선 당국과 영화제작사들이 허위와 날조로 가득 찬 반공화국 영화와 TV극들을 내돌리며 모략 선전에 적극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었다. 작품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당시 북한이 배경이었던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영화 '백두산'을 지칭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12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해 남측 영상을 시청한 이에게 최고 징역 15년, 유입·유포자는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우리 군을 향한 비난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며 "남측 군부를 비판하기 위해 시청이 금지된 '남조선 드라마'까지 인용하고 있는 점은 흥미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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