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의혹, 윤석열에 악재로 보였지만
'핍박받는' 이미지 다시 확보... 지지율 반등?
오는 1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1차 예비경선(컷오프)을 앞두고 1위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간 야권 후보 1위를 지켜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고발 사주' 의혹으로 발목이 잡힌 사이, 홍준표 의원이 일부 여론조사에서 골든 크로스를 달성하면서다. 이에 뒤질세라 윤 전 총장은 자신을 겨냥한 의혹을 '집권세력의 탄압'으로 반격하면서 보수 지지층 재결집에 나선 모습이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요인 중 하나는 홍 의원의 무서운 상승세다. 지난 7, 8일 MBN·매일경제 의뢰로 알앤써치가 실시한 보수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홍 의원은 36.5%의 지지율로 윤 전 총장(26.5%)을 10%포인트 앞서며 골든 크로스를 현실화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6~8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홍 의원은 24%로 윤 전 총장(18%)을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접전을 벌였다.
반면 윤 전 총장은 고발 사주 의혹 리스크 탓인지 속수무책으로 홍 의원의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 NBS에서 윤 전 총장의 보수진영 대선후보 적합도는 18%로 전주 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여권 주자까지 모두 포함해 실시한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19%로 지난주(17%)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고발 사주 의혹, 윤석열에게 악재일까?
관건은 윤 전 총장을 향한 '고발 사주' 의혹이 장기화할 경우 표심의 향배다. 의혹에 연루된 윤 전 총장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를 염두에 둔 홍 의원은 연일 '윤석열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홍 의원은 12일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뒤 "더불어민주당이 우리당을 공범으로 엮으려고 짜는 프레임에 넘어가면 바보 같은 짓"이라며 "제 문제도 당 문제도 아닌 후보 개인(윤 전 총장) 문제에 당이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전날에는 "팩트가 있다면 경위가 어찌됐든 그건 정치 공작이 아닌 범죄"라며 "당은 소도(蘇塗)가 아니다"라고 했다. 소도는 삼한시대의 성지로, 범죄자들도 그 안으로 도망치면 건드릴 수 없었다. 사실상 윤 전 총장을 범죄자에 비유한 것이다.
국면 전환이 필요한 윤 전 총장 측은 자신을 겨냥한 의혹을 '정권의 탄압'으로 규정했다. 제보자인 조성은씨가 언론 제보 이후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을 만난 사실이 드러나자, '여권과 국정원이 계획적으로 윤 전 총장을 탄압한다'는 프레임을 만들면서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지지율 반등을 노리겠다는 의도다.
윤 전 총장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갈등으로 '정권에 핍박받는' 이미지로 야권의 대선주자로 우뚝 선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의혹이 결코 악재만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이런 정치 공작이 벌어졌을 때 누가 정치적으로 손해, 이득을 보느냐"며 홍 의원을 견제하는 동시에 적극 반박에 나섰다.
양강 구도가 공고해지는 가운데 야권 후보 3위를 달리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도 이번 의혹으로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에 자신과 가까운 김웅 의원이 연루돼 있어 적극적인 공격도 방어도 어려운 상황이다. 김 의원은 유 전 의원이 새로운보수당 시절 영입한 '유승민계 인사'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알앤써치, 조원씨앤아이, NBS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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