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14일 온라인 판매 개시…100% 비대면 판매
판매노조 "비대면 판매 캐스퍼 국한"… 레이·모닝 확산 '기대''
현대자동차에 그동안 국내 온라인 판매 노선 진입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국내 현대차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 판매 방식은 노동조합과 협의한다"고 명시된 현대차 노사 단체협약에 막히면서다. 그랬던 현대차의 국내 온라인 판매가 상생형 일자리로 출범된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위탁 생산된 차량 덕분에 가능하게 됐다. 현대차와 노조가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나온 '캐스퍼' 모델에 한해 100% 국내 온라인 판매키로 합의를 이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 공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위탁 생산으로 출시된 차량에 대한 비대면 판매도 가능할 전망이다.
현대차가 마침내 국내에서도 자동차 비대면 판매에 들어간다. 현대차는 이미 해외에서 생산된 차량에 대해선 비대면 판매를 시작했지만 국내에선 일자리 문제와 수당 등에 예민한 노조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 노사는 GGM에서 생산된 캐스퍼 전량의 국내 온라인 직접 판매(D2C) 방식에 합의했다. 이에 현대차는 14일부터 캐스퍼 전용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현대차의 국내 첫 비대면 방식의 판매 차량으로 기록될 캐스퍼의 경우엔 GGM에서 위탁 생산된 차량이란 점에서 걸림돌로 작용했던 노사 단체협약으로부터 제외될 수 있었다. 캐스퍼는 현대차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사의 합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영업직들로 구성된 금속노조 현대차 판매위원회(판매노조)는 그동안 영업점 매출 감소와 직원 감축 등을 우려하면서 D2C 판매 방식을 반대했다. 이에 현대차는 판매 과정에서 영업사원의 실적을 보전하는 방안을 마련, 노조 설득에 성공했다. 온라인 계약 과정에서 추천 판매사원을 기입하면, 실적을 인정해주기로 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캐스퍼가 현대차·기아의 비대면 판매 확산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판매노조 측에선 "캐스퍼 관련 협의는 외부생산차종에 국한된 것이며 인터넷 판로 개방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외부 위탁 생산차량이 캐스퍼 이외에도 기아의 경차 '모닝' '레이'가 있기 때문이다. 두 차량은 모두 '동희오토'에서 100% 위탁 생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아직까지 캐스퍼 외에 다른 차량의 비대면 판매 계획은 없다"면서도 "향후 시장 변화에 맞춰 노조와 협의해서 결정해 나갈 문제"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미국이나 영국, 인도 및 일부 유럽 지역의 현지 생산 차량에 한해 수년째 비대면 판매를 해왔다.
국제적으로 자동차 온라인 판매는 확산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는 온라인에서 100% 계약, 구매가 가능하다. 일본의 도요타는 지난해 온라인 판매 사이트 ‘마이 도요타’를 확대 개편했고, 폭스바겐은 전기차 'ID.3'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선 한국GM이 전기차 '볼트 EUV' 전 판매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홈쇼핑을 통해 차를 판매한 바 있는 르노삼성차, 쌍용차도 'QM6' '티볼리' '코란도' 등의 비대면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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