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가로 행세했느냐' 질문에 "그렇다"
"오로지 법정에서 처벌 받아야" 주장도
검찰, 116억 사기 혐의 징역 17년 구형
선동 오징어(오징어를 잡은 뒤에 배에서 곧바로 얼린 제품) 사업으로 큰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116억원대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가 법정에서 "과도한 인생사 노출로 사업과 인간관계가 비참히 무너졌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양철한) 심리로 13일 열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한 김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저로 인해 피해 입은 모두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울먹였다.
김씨는 법정에서 "고향에서 아버지 사업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잘못된 욕심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평생 반성하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그러면서 "구속 이후 경찰 수사와 별건 수사로 큰 고통을 받았고, 제 사업과 인간관계가 모두 비참히 무너지고 낙인 찍혔다"며 "누구나 잘못을 저지르면 비난 받고 심판 받아야 한다. (하지만) 오로지 법정에서 처벌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씨는 검찰이 기소한 사기 혐의에 대해선 인정하며 재판 내내 눈물을 보였다. 검찰이 '사기죄로 출소 이후 얼마 안 돼 재범을 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묻자, 김씨는 "어릴 때 고향으로 가서 새로운 사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라고 말했다. 김씨는 '실제 재산보다 부풀려 재력가인 것처럼 행세했느냐'는 검찰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오징어 사업을 실제 한 것은 맞느냐'고 재판장이 묻자 "사업을 하지 못했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피해액 대부분이 회복 안 됐고 범행 내용을 보면 의도적인 거짓말로 피해자들을 속여 죄질이 나쁘다"며 "피해액이 고액이고 피해금 반환 요구를 받자 협박까지 했다"며 중형 선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2018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선동 오징어 사업 투자를 권유해 피해자 7명에게 116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올해 4월 구속기소됐다. 지난해 12월 사기 피해금을 돌려달라는 피해자를 자신의 수행원과 함께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김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14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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