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일본 총리에 도전하는 자민당 총재선거 후보들이 안보 공약을 내놓으며 중국에 대한 강경 대응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 ‘적 기지 공격 능력’을 갖추기 위해 법을 바꿔야 한다거나, 그동안 일본 정부가 쉽게 언급하지 않던 중국 인권 문제까지 정면으로 건드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에도 온도차가 감지된다. ‘보수 중에서도 가장 오른쪽’이라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장관이나 결선투표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 등 보수파의 지원을 바라는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조회장은 직접적으로 방위비 증강을 말한다. 반면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장관은 미일 동맹 중심의 실용적 접근을 강조한다.
기시다 "인권 담당 총리 보좌관 두고 신장 위구르 문제 담당시킬 것"
14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전날 유튜브를 통해 외교안보 정책을 발표하면서 대만 정세를 “권위주의적 체제와 민주주의 체제가 부딪치는, 국제적 가치관 대립의 최전선”으로 규정했다. 특히 ‘인권 문제 담당 총리 보좌관’을 두고 국제적으로 강제노동 의혹이 제기된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문제를 다루겠다고 밝혔다.
‘총리가 돼도 종교의 자유에 따라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할 것’이라며 이를 외교문제로 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 다카이치 전 장관 역시 강경한 대중국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적의 탄도미사일 발사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적 기지 공격능력’을 갖추기 위한 법 정비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사이버 공격 외에 전자파 공격, 위성 포획 등의 방법도 언급했다. 사이버 공격에 반격하기 위한 새로운 법 제정도 예고했다. 기시다 전 정조회장도 적 기지 공격능력에 대해 “꼭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고노 장관은 “이동식 발사대를 찾아서 파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곤란하다”며 “미일 동맹에 기초해 전체적인 억지력 향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을 보였다. 적 기지 공격능력 논란은 “오래 전 논의”며 사이버전이나 정보전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회색지대', 방위비 증강에 대한 입장도 차이
중국 해경선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인근 영해 침범처럼, 직접적인 무력 공격은 아니지만 도발로 보이는 ‘회색지대’ 대처 방안에도 온도차가 있다. 기시다와 다카이치는 해상보안청법이나 자위대법 개정을 검토할 생각이지만, 고노 장관은 “지금이라도 정부가 제대로 판단하고 책임지고 하면 된다”며 현행법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쪽이다.
방위비 증대에 대한 입장도 엇갈린다.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향후 5년간 자위대 예산 등을 정한 ‘중기 방위력 정비 계획’의 조기 개정을 검토할 것을 주장한다. 다카이치 전 장관은 “구미를 보면 국내총생산(GDP)의 2% 정도, 약 10조 엔 규모”를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에 반해 방위장관 시절 “합리적이지 않다”며 육상 배치형 요격미사일 시스템 ‘이지스 어쇼어’ 계획 철회를 주도했던 고노 장관은 “방위비는 늘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규모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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