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지목 교수 "근거 없는 허위와 왜곡" 반박에
공동행동 측 "거짓 반박 유포 피해자 색출 2차 가해"
추가 피해 신고 29건… 파면 지지서명? 2만명 참여
홍익대 미대 교수가 학생들에게 성관계를 요구하고 성희롱 발언을 하는 등 권력형 성폭력을 저지르고 노동력을 착취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피해를 폭로한 학생들이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 측에 2차 가해 중단을 촉구했다.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은 16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홍익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언론에 입장문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제3자를 통해 피해 당사자들에게 연락을 시도하는 등 A교수의 지속적인 2차 가해 행위를 규탄하며 즉각 중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홍익대 미대 학생회 등 학내외 20개 단체로 구성된 공동행동은 현재 피해를 주장하는 학생들을 대리하고 있다. 공동행동은 이달 8일 최초 의혹 제기 후 29건의 추가 피해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A교수 파면과 관련해 학생들 외에도 홍익대 교수와 미술계 관계자 등 총 1만9,470명으로부터 지지서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공동행동은 "직접적인 성추행이 있었다는 증언도 다수 접수했고, 피해 당사자 증언을 뒷받침할 증거도 다수 확보해 수사기관 등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홍익대 성평등상담센터의 조사에 응하고 있고,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동행동은 전날 A교수가 밝힌 입장문 내용이 거짓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A교수는 입장문에서 여학생에게 '성관계 날짜를 잡자'고 말했다는 등 주장에 "성적으로 부담스러운 대화가 계속되는 것을 듣고 있기가 힘들어, 자리를 회피하기 위해 '다음에 보자'며 건넨 인사치레"라고 반박했다.
A교수는 가구를 옮기는 등 사적인 일에 학생들을 동원해 노동력을 착취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정확하게 임금을 지불했고 오히려 학생들이 부담스럽다고 해서 이후 좋은 밥을 사주거나 선물을 했다"며 "학교 측 진상조사와 성평등센터 조사에 협조하고, 공격이 계속되면 법적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동행동 측은 그러나 "A교수는 피해 당사자 보호를 위해 증거를 함부로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을 악용해 거짓으로 반박하며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며 "피해 당사자들은 수차례 고강도 노동 후 어떤 금전도 지급 받지 않았고, 설 선물로 양말 한 켤레 또는 백팩 등을 차등 지급 받았을 뿐"이라고 밝혔다.
일부 학생들이 지난 13일 A 교수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들은 "일부 성희롱 의혹은 A 교수가 해명을 해야겠지만 인격모독 및 갑질은 왜곡"이라며 "(특정 학생에게) '패주고 싶다' 등 이야기한 당시 당사자는 물론 누구도 불괘한 상황이 아니었고 웃음을 터뜨렸던 농담을 폭언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공동행동은 이에 대해 "웃어넘겼는데 왜 너희만 불편하냐고 말하는 자체가 심각한 2차 가해"라고 짚었다. 또한 "이들의 옹호 기자회견 이후 A교수가 기자들에게 '학생들이 나서줬으니 나도 나서야겠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전체적인 상황을 종합해보면 기획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공동행동은 "A교수가 피해 당사자를 색출하며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지속적으로 연락을 시도하고 있는데, 대외적으로 증거를 공개하는 것은 현재로선 위험한 일"이라며 "권력형 성폭력 교수를 내쫓고, 교육현장과 문화예술계의 고질적 성폭력 구조를 뒤엎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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