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이어 충남·강원 기초단체 자체 지원금 결정
소득·재산 같아도 사는 지역에 따라 지원 여부 갈려
지자체 간 경쟁에 '선별지원' 무력화… 예산 부담도
수령 여부에 따라 ‘진골’ ‘6두품’ 등 ‘골품제’ 풍자로 이어진 ‘상생 국민지원금’이 이번에는 지역 차별론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경기도 등 일부 지역이 중앙정부의 지원금을 받지 못한 소득 상위 12% 가구를 대상으로 자체 지원금을 편성하면서다.
16일 각 지자체와 정부 등에 따르면, 경기도를 시작으로 일부 지자체가 중앙정부의 국민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계층을 대상으로 자체 재원을 활용한 별도의 지원금 지급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15일 임시회에서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하면서 6,348억 원 규모의 ‘재난기본소득’ 예산을 반영했다. 국민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빠진 경기도민 253만7,000명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경기도에 이어 충남은 논산, 계룡 등 6개 시군이 100% 지급 계획을 밝혔고, 강원도 삼척, 철원 등 6개 시군도 국민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 주민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국민지원금 대상 제외 주민 비율, 예산 등에 따라 자체 지원금 지급에 나서는 지자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부의 국민지원금 지급 세부기준이 발표됐을 때 △재산세 기준 초과로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성골’ △소득 등 보험료 기준을 초과한 ‘6두품’ △지원금을 받는 ‘평민’ 등 이른바 ‘재난지원금 계급표’가 등장한 바 있다. 여기다 당초 정부의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계층도 거주지에 따라 지원금 지급 여부가 갈리면서 차별 대우를 받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예를 들어 같은 직장에 다니면서, 보유한 자산도 비슷한 직장인이 서울시에 사는지 아니면 경기도에 사는지에 따라 지원금 지급 여부가 또 갈릴 수 있다.
더구나 기초단체에서 지원금 지급을 결정하는 경우에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시도내 다른 기초단체는 물론, 소속 광역단체에도 압박이 된다. 충남만 해도 지원금 지급을 결정한 지자체가 도에 예산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지자체의 독자적 재난지원금 지급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정부와 국회가 합의한 ‘선별지원’ 방침을 경기도를 비롯한 지자체가 무력화시키는 데다, 지방 재정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경쟁적으로 지원에 나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앙정부가 지자체의 예산 집행에 관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속앓이만 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입장은 있지만 나중에 이야기하겠다”면서도 “국회 논의를 충분히 거친 것 아니냐”며 에둘러 불만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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