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00만 명 찾는 청초수물회...서빙로봇 도입?
무거운 음식물 적재 가능...코로나 감염 우려도 해소?
24시간 일 시켜도 불만 없어...미국에서도 로봇 바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이 잇따라 ‘서빙·조리 로봇’ 도입과 함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매장 방문을 꺼리는 고객들에게 서빙·조리 로봇은 안심을 주는 데다, 매출 하락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로봇은 24시간 일을 시켜도 군말 없이 소화해주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를 계기로 로봇이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가뜩이나 고용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에 더욱 기름을 붓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강원 속초시에 위치해 연간 100만 명이 찾을 정도로 방문객이 많은 횟집인 ‘청초수물회’는 최근 서빙 로봇 4대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시기에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자 고객과 종업원들의 접촉을 최소화하기로 한 것이다. 서빙 로봇들은 여러 개의 선반을 갖춰 한 번에 여러 곳의 테이블에 음식을 나를 수 있는 데다 약 50㎏까지 음식물 적재가 가능하다. 처음엔 손님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주문부터 음식을 받는 시간이 짧아지고 서빙 로봇을 신기해하는 손님들도 많아 오히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빙 로봇을 이용해 24시간 운영하는 카페도 생겼다. 국내에 점포를 가진 로봇카페 ‘온다방’은 손님이 키오스크로 주문하면 로봇이 음료를 만들어 제공하는 무인 카페다. 최근 최저임금 속도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아르바이트생 여러 명을 고용하는 대신 서빙 로봇 한 대에 가게를 맡겨 버렸다. 로봇은 24시간 일을 시켜도 불만이 없고 음료 제작 소요 시간도 평균 1분 이내로 가능해 손님들의 매장 이용시간이 짧은 카페에선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미국 레스토랑에서도 로봇 도입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으로 레스토랑에서 구인을 했지만 채워지지 않은 자리가 143만8,000개에 달했다. 코로나19 시대에 감염 우려로 자리를 떠났던 종업원들이 레스토랑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구인난 해결을 위해 종업원들의 빈자리를 서빙·조리 로봇으로 채우는 곳이 많다. 미국 패스트푸드점인 ‘화이트 캐슬’ 주방은 로봇이 책임진다. 조리 로봇은 하루 24시간 중 청소를 하는 1시간을 제외하고 23시간 동안 감자튀김을 만들어낸다.
최근엔 음식을 주문하면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도어대시' 로봇도 개발하고 있다. 미국 로봇 공학 스타트업 회사인 초보틱스는 샐러드를 만드는 로봇 '샐리'를 최근 출시했다. 이 샐러드를 만드는 로봇은 주문부터 음식을 만들고 음식을 전달하는 것까지 모두 가능하다. 주문을 받고 샐러드를 만드는 데 단 90초가 걸린다. 또한, 24시간 작동이 가능해 병원, 대학, 식료품 가게 등에서 이용하고 있다.
미국 레스토랑들에선 로봇 사용에 긍정적인 반응 일색이다. 로봇을 사용하면 정부에 내는 고용세를 절감할 수 있는 데다, 쉬는 시간 없이 24시간 부려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로봇은 실수하거나 무단 결석을 하는 경우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일하는 사람들이 일을 나오지 않았을 때 사업자가 받는 손해도 매우 크다”며 “로봇은 일을 나오지 않는 경우가 없어서 사업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로봇을 선호한다”라고 전했다.
다만 서빙·조리 로봇의 확산은 결국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에선 아직 일부 자영업자들만 로봇을 도입했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특히 요식업 분야는 상대적으로 육체적·정신적으로 더 힘든 분야이기 때문에 대다수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보다 더 많이 주면서 종업원을 고용해왔다. 그런데 로봇이 도입되면서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로봇을 이용하는 추세는 최저임금 상승과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서 “이에 따른 고용 감소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한번쯤 논의를 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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