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이 추석 연휴 중 중국 헝다그룹 파산 위기에 크게 요동쳤다. 헝다그룹은 총자산 420조4,000억 원, 직고용 직원수 20만 명에 이르는 중국 2위의 부동산기업이다. 1997년 이래 중국 전역의 1,300개가 넘는 개발사업을 통해 급성장하며 전기차, 보험, 관광 등으로 사업을 문어발 확장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중국 정부가 부동산회사 부채한도를 보유현금에 연동시키는 규제책을 가동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맞게 됐다.
헝다그룹 총부채는 356조 원 규모지만, 급박한 건 약 35조 원에 달하는 회사채 원리금 상환이다. 금융시장에선 당장 23일 도래하는 약 1,421억 원의 채무이자 지급조차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헝다그룹 사태로 뉴욕증시는 지난 20일 장중 다우지수 2.81%, 나스닥지수 3.42% 각각 급락했다. 같은 날 항셍지수도 3.3% 급락했다. 여진은 21일에도 이어져 0.22% 반등한 나스닥과 달리 다우지수는 0.15% 속락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를 과거 리먼브러더스나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에 비교한다. 다양한 파생상품과 레버리지로 뒤얽힌 금융시장 속성상 이번 사태의 파장도 폭증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사태를 긴밀히 관리하고 있는 점, 따라서 헝다그룹이 부채 과도 기업의 ‘본보기’로 파산되더라도 적절한 시장 안정조치가 작동할 것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정부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종금사들의 동남아 채권 파생상품 투자손실로 국가부도를 부른 뼈 아픈 실패를 경험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의 헝다그룹 채권 노출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국내 투자사 등이 헝다그룹의 부동산자산담보기업어음(ABCP) 등 관련 파생상품에 노출됐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당국은 현황을 신속ㆍ정확히 파악해 이번 사태의 국내 금융시장 전이 가능성에 철저히 방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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