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대표이사 회삿돈 빌려 쓴 경위 파악
이성문 대표 "합법 채권·채무 증빙자료 있어"
경찰은 입건 여부 및 추가 내사 가능성 함구
23일 경기 성남시에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입구 모습. 뉴시스
경찰이 경기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사업을 통해 거액을 벌어들인 화천대유자산관리 관련 의혹을 내사 중이지만 아직 범죄로 인정될 만한 혐의는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다만 대주주와 경영진이 거액의 회삿돈을 빌려 쓴 경위와 자금 흐름을 정밀하게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라 정식 수사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4월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화천대유와 관련해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이 발견됐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
FIU에선 화천대유 대주주인 언론인 출신 김모씨와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의 2019년 금융거래에서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사건을 이성문 대표 주소지를 관할로 둔 용산경찰서에 이첩했다. 용산서는 최근 이성문 대표를 불러 입건 전 조사를 하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의 화천대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성문 대표는 2019년 화천대유에서 26억8,000만 원을 빌렸다가 갚았고 2020년에는 경영진이 12억 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화천대유가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 천화동인 1호로부터 지난해까지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473억 원을 빌린 것으로 공시됐다.
이성문 대표는 이에 대해 "회사와의 정상적 채권 채무 관계로, 내가 빌린 돈은 모두 갚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주주 김씨의 장기대여금과 관련해선 "대주주가 갖고 있는 배당청구권이나 주식 등 담보는 충분하다. 대주주가 다 갚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지난 18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도 "(대여와 관련해) 합법적인 증빙자료를 다 갖고 있다. 경찰에 출석해서 모두 소명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화천대유 특혜 의혹이 아니라 횡령·배임 의혹을 살펴보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입건 가능성과 추가 내사 여부에 대해서도 함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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