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리커브 양궁이 12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전 종목 석권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며 또 한번 세계 최강임을 증명했다. 김우진(29ㆍ청주시청)은 도쿄올림픽 아쉬움을 씻고 3관왕을 달성했고, 장민희(22ㆍ인천대)와 안산(20ㆍ광주여대)은 각각 2관왕에 올랐다.
김우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양크턴에서 열린 대회 7일째 리커브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마르쿠스 다우메이다(브라질)를 7-3(29-26 29-28 27-30 28-28 29-27)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우진은 도쿄올림픽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만 획득했다. 혼성 단체전 출전권은 막내 김제덕(17ㆍ경북일고)에게 내줬고, 개인전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에서 김우진은 혼성 단체전, 남자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까지 우승하며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 선수가 3관왕을 차지한 건 남녀 통틀어 김우진이 처음이다. 김우진은 2011년 대회와 2015년 코펜하겐 대회에서 2관왕(개인전, 단체전)에 오른 바 있다.
김우진은 경기 후 “이 순간까지 오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 것 같다”면서 “아직 부직한 점이 많다. 계속해서 노력하며 양궁 커리어를 쌓아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열린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도 장민희가 케이시 코폴드(미국)를 6-0(29-27 28-27 29-26)으로 완벽하게 제압하면서 한국은 남녀 개인전을 모두 휩쓸었다.
이미 남녀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은 남녀 개인전까지 제패하며 리커브 종목에 걸린 5개의 금메달을 모두 가져갔다. 한 국가가 세계선수권대회를 싹쓸이한 것은 2009년 울산 대회 후 12년 만이다. 그때도 주인공은 한국이었다. 당시엔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만 열렸다. 혼성 단체전이 도입된 2011년 토리노 대회 이후론 이번이 대회 사상 첫 전 종목 석권이다.
기대를 모았던 안산의 3관왕은 불발됐다. 이번 대회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에서 2개의 금메달을 확보한 안산은 도쿄올림픽에 이어 메이저 대회 2회 연속 3관왕을 노렸으나 준결승에서 코폴드에게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하지만 3~4위 결정전에서 알레한드라 발렌시아(멕시코)를 6-4로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도쿄올림픽 2관왕 김제덕은 8강에서 브래디 엘리슨(미국)에게 0-6으로 패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리커브에서 금메달 5개, 동메달 1개를 따내며 양궁 최강국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도쿄올림픽 폐막 이후 쏟아지는 각종 행사 섭외 러브콜로 선수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변은 없었다.
한편 컴파운드 종목에선 혼성 단체전 동메달 1개에 그치며 2013년 이후 8년 만에 ‘노골드’로 세계선수권을 마쳤다. 한국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은 28일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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