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명 미군 유지 주장했던 밀리 합참의장
"놀라운 성공"이라던 바이든 인터뷰와 대비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관련해 '전략적 실패'라는 평가를 공개적으로 내놨다. 미군 철수 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빠르게 아프간을 재장악하면서 벌어진 혼란에도 "대피작전은 놀라운 성공을 했다"고 표현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는 온도 차를 보인 것이다.
28일(현지시간)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밀리 합참의장, 케네스 매켄지 중부사령관이 출석해 아프간 철군에 대한 공화당의 질문 공세를 받았다. "8월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놀라운 성공'이라는 표현을 쓰겠느냐"는 댄 설리번 공화당 의원의 질문에 밀리 합참의장은 "실행상의 성공이었으나 전략적 실패였다"고 답했다. 대피작전은 수행 완료했으나 철군 이후 탈레반이 재장악한 상황을 고려하면 실패한 전략이라는 의미다. 설리번 의원이 말한 '놀라운 성공'은 바이든이 지난달 31일 연설에서 아프간 대피 작전을 자찬하며 했던 말이기도 하다.
이날 밀리 합참의장의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이 애써 정당화한 아프간 철군에 대해 다른 평가를 내놓은 것이라 주목을 받았다. 그는 탈레반 통치 아래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 아프간 지부가 재건돼 12~36개월 내로 미국에 테러 위협을 제기할 가능성에 대해 "아주 현실적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아프간 정부 붕괴와 탈레반의 권력 장악을 막기 위해 최소 2,500명의 미군을 아프간에 남겨둬야 한다는 게 개인적 의견이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병력을 남겨야 한다는 의견과 관련해 "기억하기로 그런 말을 한 사람은 없었다"고 답한 것과 배치된다. 다만 '의견이 거부됐는데 왜 사임하지 않았냐'는 공화당 의원의 질의에 밀리 합참의장은 "대통령이 (참모진) 의견에 동의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의견이 수용되지 않았다고 물러나는 건 엄청난 정치적 저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밀리 합참의장은 이번 철군이 동맹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점까지 인정했다. 아프간 철군이 미국에 대한 동맹의 신뢰에 끼친 영향에 대해 묻자 "'피해'라는 말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오스틴 장관은 "우리에 대한 (동맹의) 신뢰는 여전히 강력하다"면서도 "앞으로 문제제기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백악관은 해명에 나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이 아프간에 2,500명의 미군을 남겨뒀으면 탈레반과 전쟁이 벌어졌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군 참모 간 이견이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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