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자민당 총재선거 기간 中 자극 언사?
"일본 스스로 중국과 관계 개선 길 찾아야"
최악의 중일 관계서 물꼬 틀지는 불투명
중국은 사실상 차기 일본 총리가 된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에 대해 “비둘기파”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선거기간 독설을 퍼부었다”며 기대보다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일본인의 반중 감정이 극에 달한 상황이어서 일본의 새 총리가 중일 관계의 물꼬를 틀지는 불투명하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에 대해 “일본의 새 정권과 함께 양국 간 4개 정치문서에 정한 원칙과 정신을 준수하고 분야별 실무협력을 심화해 관계를 올바른 궤도에 올려놓고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4개 정치문서는 1972년 중일 국교정상화 이래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이루는 성명과 조약, 선언을 뜻한다.
이와 달리 내년 수교 50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는 역대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진 상태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일본 국민의 90%는 “중국을 싫어한다”고 답했다. 중국인의 53%가 일본을 싫어하는 것과 차이가 크다. 무엇보다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일본은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환구시보는 “일본 스스로 중일 관계를 더 악화시키지 말고 개선의 기회를 찾는 안정적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은 기시다 전 정조회장이 선거기간 거친 언사로 표심을 자극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중국이 갈수록 독선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며 대만, 홍콩, 신장위구르 등 중국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슈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공언했다. 한발 더 나아가 중국과 분쟁이 한창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관련 “일본 고유 영토”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에 대한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저우융성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중국과의 대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기시다의 독설은 일단 선거전략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은 미일 동맹에 반대한 적이 없는 만큼 일본은 동맹의 틀 안에서 중일 관계 개선의 길을 스스로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기시다의 발언은 날이 서 있지만 중국은 그의 외교정책과 대중전략이 결국 전임자인 아베와 스가 정부를 관통하는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의 최대 관심사는 코로나19 통제와 경제회복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리즈강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장은 “서구와의 공조를 강화하고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동참하는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일본의 새 내각은 본질적인 외교정책 변화 없이 미세조정을 통해 색깔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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