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에 과도한 이익' 실무진 우려 묵살부터
화천대유 투자 수익 수수 등 유착 의혹까지
배임·뇌물 거론에 임명자 이재명 타격 불가피?
이재명 측 "'정치적 책임', 유감 표명하겠단 것"
1일 체포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사장 직무대리) 유동규씨는 배임이나 뇌물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 성남도시공사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을 진두지휘한 그가 민간 사업자인 화천대유와 한 몸처럼 움직이며 사적 이익을 취한 정황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유씨를 둘러싼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대장동 사업을 민관합동 모범사례로 강조해온 이재명 경기지사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유씨는 화천대유가 막대한 초과 이익을 독식하는 구조를 설계하고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화천대유가 대장동 사업 민간 사업자로 선정됐던 2015년 성남도시공사 사장 직무대리를 맡아 사업을 총괄했다. 당시 유씨는 사업자를 선정하고 수익 배분 구조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유씨가 부당하게 사업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그가 사업 설계 과정에서 실무진 우려를 묵살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불거졌다. 성남도시공사 담당 부서였던 개발2처에서 '초과 이익이 생기면 민간이 아니라 성남시가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씨가 의도적으로 성남시 이익을 줄이는 쪽으로 사업구조를 짜면서 화천대유는 이익을 보게 했다면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다.
유씨는 특히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고 화천대유와 한 몸처럼 움직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대장동 태스크포스(TF)' 위원인 윤창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천화동인 1호의 투자 수익은 유동규씨 몫"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파일에도 '유동규씨가 화천대유 관계자를 찾아가 배당 수익 등을 거론하며 거액을 요구했다'는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성남도시공사 재직 시절 부당하게 사업에 개입한 뒤 금품을 수수했다면, 사후수뢰죄 적용도 가능하다. 돈을 받지 않았더라도 재직 시절 금품수수를 약속받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에도 뇌물죄 적용이 가능하다.
유씨가 지난해 말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공사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를 앞세워 '유원홀딩스(당시 명칭은 유원오가닉)'를 설립했다는 의혹, 그가 예전부터 남욱 변호사 등 화천대유 투자자들과 동업 관계였다는 정황도 뇌물수수 의심을 더하는 대목이다. 검찰은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파일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자금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유씨의 혐의가 드러나더라도 검찰 수사가 이재명 지사에게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지사가 사업에 부당하게 개입했거나 화천대유 측과 금전 관계로 얽혀 있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유동규 기획본부장을 이 지사가 임명한 데다, 이 지사가 대장동 사업을 성공 사례로 자찬했던 만큼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씨는 2008년 성남시의 한 아파트단지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조합장을 맡으며 이 지사와 인연을 맺은 후 이 지사 측근으로 분류돼왔다.
이 지사가 전날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언급한 '정치적 책임'의 의미를 놓고, 박주민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은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부하 직원 관리에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명백한 유감 표명 등을 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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